區 용역업체, 우이천 다목적광장 청소 도중 슬러지 하천에 투기현행법상 무단 투기 금지…폐기물관리·물환경보전법 위반 소지전문가 "중금속 등 포함 가능…수질 오염·수생태계 피해 우려"
  •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A업체 직원이 우이천에 슬러지를 투기하고 있다. ⓒ시민 제공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A업체 직원이 우이천에 슬러지를 투기하고 있다. ⓒ시민 제공
    서울 성북구의 배수로 청소 현장에서 수거된 슬러지가 별도 처리 없이 우이천에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수 침전물인 슬러지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에 해당한다. 이를 별도 처리하지 않고 하천에 버릴 경우 폐기물관리법과 물환경보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

    본보에 제보된 영상을 보면 지난달 16일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A업체 직원들은 빗물받이에서 퍼낸 검은색 슬러지를 바로 옆 우이천에 쏟아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작업자들에 항의했지만 별다른 개선 없이 오염물질을 하천에 계속해 투척했다"고 설명했다.
  •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A업체 직원이 우이천에 슬러지를 투기한 뒤 현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민 제공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A업체 직원이 우이천에 슬러지를 투기한 뒤 현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민 제공
    A업체는 지난 3월 성북구의 '2026년 빗물받이 준설공사' 공개 입찰을 통해 용역사로 선정됐다. 계약 기간은 오는 12월 31일까지로, 그동안 관내 빗물받이 3만 곳과 연결관 200곳을 도맡아 왔다. 준설공사는 원활한 배수 등을 위해 그 밑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파내는 작업이다.

    현재 관련 법령은 슬러지를 하천 등에 임의로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슬러지가 현행법상 폐기물에 해당돼서다.

    폐기물관리법 제8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폐기물 수집을 위해 마련한 장소·설비 외의 장소에 폐기물을 버려서는 안 된다. 빗물받이에서 수거한 슬러지를 하천에 그대로 버리는 행위가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이유다.

    물환경보전법도 하천을 비롯한 공공수역에 슬러지를 버리는 행위를 금지한다. 특히 공공수역이 오염됐거나 오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행위자와 소속 법인, 사업주 등이 해당 물질을 제거하는 등 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A업체 직원들이 배수로 속 슬러지를 파내는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시민 제공
    ▲ 지난달 16일 오전 성북구 우이천 다목적광장에서 A업체 직원들이 배수로 속 슬러지를 파내는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시민 제공
    전문가들은 오염물질이 섞인 슬러지를 하천에 그대로 버릴 경우 수질과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당초 슬러지, 즉 바닥에 가라앉은 퇴적물에는 중금속뿐 아니라 쉽게 분해되지 않는 유기물이 다량 들어 있다"며 "과거에는 호수 등에서 발생한 퇴적물을 유해 폐기물로 분류해 건조 후 매립·소각 절차를 밟아야만 했다. 이를 흐르는 물에다 내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폐기물관리법상 슬러지는 성분 분석을 통해 재활용 등 처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며 "어떤 중금속이나 오염물질이 들어 있는지 파악도 안 된 슬러지를 하천에 버리면 수질 오염뿐 아니라 수생태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교수는 "슬러지를 물에다 바로 버리는 행위는 상당히 심각한 잘못"이라면서 "일반적인 빗물받이가 아닌 초기 우수를 처리하는 비점오염저감시설로 보이는데, 그 속에 장기간 쌓여 있던 슬러지를 청소한 뒤 하천에 버린 것 같다"고 짚었다. 비점오염저감시설은 지면에 쌓인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바로 흘러들지 않도록 더러운 빗물을 거르거나 가두는 수질 오염 방지 장치다.

    성북구 관계자는 "전날 강우로 우이천 산책로와 다목적광장이 침수됐다"며 "다목적광장 배수로 안에 쌓인 토사를 하천으로 밀어 넣었다. 이 토사는 하천 준설 등을 통해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슬러지 무단 투기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A업체와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교육을 실시했다는 게 성북구의 설명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배수로에 쌓인 토사는 추후 외부로 반출하도록 지시했다"며 "향후에도 잘 이행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