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헌법적 시스템 변화에 법률가로서 분노·회의감"검사 직무 본질적 변경 주장…사직 절차 문제도 제기'대장동 2기 수사팀' 이끌어…이재명 대통령 기소
  • ▲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지난 4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지난 4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4기)가 사의를 표명했다. 강 검사는 검찰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이번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 헌법적 원칙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글을 올리고 대구고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 검사는 "최근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 입법 시리즈로 인해 가고자 하는 헌법에 따른 공직의 길이 사라지는 상황이 됐고, 당연히 공직을 마무리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검사는 이번 개편을 "국민의 기본권 보호나 검찰의 기존 부정적 부분에 대한 개선 효과는 전혀 없는 정치적 이익과 권력자의 부정부패 은폐 등을 위한 검찰의 악마화, 정치적 권력의 오남용 등에 따른 개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와 같은 반헌법적 시스템의 변화가 이뤄지는 데 대해 법률가적인 분노, 회의감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강 검사는 개정안 시행으로 검사의 역할 자체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직 사유서에서 2005년 임용 당시 자신이 "판사와 동일한 자격을 갖는 법률 전문가로서 객관적 지위에서의 수사 주재 기관"인 검사로 임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 시행 이후 검사는 "법률전문가 기관이 아닌 사법경찰 주재의 수사 결과에 대한 소극적·수동적 판단기관으로 변경됐고 완전히 새로이 창설된 공직이 됐다"고 주장했다.

    강 검사는 "이런 계약 내용의 본질적 변경에 따른 책임은 일방적으로 입법권을 행사한 국가에 귀속된다"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변경된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직 절차를 둘러싼 문제도 제기했다.

    강 검사는 이번 사직서 제출과 함께 통상적으로 남기는 법무·검찰 구성원 대상 석별 인사를 별도로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권력자 관련 사건을 수사하거나 상부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했던 검사들의 사직서가 장기간 수리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강 검사는 "최근 권력자의 범죄를 수사했던 검사들이나 직권남용에 따른 항소 포기 등과 같은 위법·부당한 지시에 대해 정당한 이의제기를 한 검사들의 사직 요청에 대해 인사 부서에서 그 근거나 이유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장기간 사표 수리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년 이상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밤을 낮 삼아 공직을 수행한 공직자들이 명백한 위법이 없음에도 사직 과정에서마저 직업 선택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받는 상황이 결코 정상적인 직업공무원제도의 운영은 아닌 듯하다"고 했다.

    강 검사는 자신의 사직 절차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사표 수리가 지연될 경우 관련 규정과 실무상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부분이 있는지도 정리해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한 '2기 수사팀'을 이끈 검사다.

    2022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근무하며 엄희준 당시 반부패수사1부장 등과 대장동 사건 수사를 맡았다. 수사팀은 2023년 3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4895억 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대통령의 관련 재판은 대통령 취임 이후 헌법 제84조에 따라 중지된 상태다.

    한편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개편되는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