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최저치 43.3%...당 지지율에도 밀렸다서울 파열음 …부동산·보수·고령층 '삼중이탈'외신도 주목한 '조기 레임덕'…민심 악화 직격지지율 40% 아래로 내려가면 국정운영 장악력 급속 약화
  •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롤러코스피'로 대변되는 증시 변동성 확대에 이어, 부동산 세제 개편 논란이 터지자 하락세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국정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급기야 일본의 한 언론은 한국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취임 후 최저 43.3%...민주당 지지율에도 뒤처져

    리얼미터가 1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3~7일 무선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3.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2.6%p 떨어진 수치로, 4주 연속 하락세다. 부정평가는 2.5%p 오른 53.0% 수준이다. 집권 2년차에 긍정·부정평가 격차는 9.7%p까지 벌어졌다.

    눈에 띄는 건 그간 여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이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44.6%, 6~7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을 하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조사를 기준으로 여당 지지도가 대통령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가 정당 지지 기반보다 더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 육사 쿠데타 발언 후폭풍, 폭염과 경제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봤다. 또한 몇 주간 널뛰기를 한 국내 증시와 금리 문제, 부처 간 정책 엇박자가 누적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민심 이반 뚜렷...부동산·보수층·고령층 '삼중 이탈'

    지역별로는 서울의 하락 폭이 5.9%p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대구·경북(5.5%p), 부산·울산·경남(4.8%p)이 뒤를 이었다.

    서울 민심이 등을 돌린 배경에는 부동산 세제 개편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고 세제 변화에 대한 체감도가 큰 지역인 만큼, 관련 정책 논란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민감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권 내에서도 서울 민심을 '레임덕의 발화점'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면 자산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부터 이탈이 시작된다는 정치권의 오랜 경험칙이 이번에도 재현된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5.6%p)과 60대(5.3%p)의 이탈이 가장 컸다. 20대(2.5%p)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부정평가가 1주 전보다 5.9%p 상승한 79.6%를 기록했다. 

    좌파마저 흔들리나…핵심 지지층 균열의 누적

    좌파 지지층의 긍정평가도 1주 전보다 2.0%p 하락한 63.7%를 기록했다. 이번 하락의 축이 서울·보수층·고령층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진보좌파에서도 균열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별도로 짚어볼 대목이다.

    이들의 이탈은 이번 주에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지난 7월 중순 조사에서는 금리 인상과 증시 급락,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 유시민 작가의 '필연적 실패' 발언 등이 겹치면서 코어 지지층인 40대와 진보 진영의 이탈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7월 말 조사에서도 진보 진영 긍정평가가 1주 전보다 2.2%p 떨어지는 등 이반 현상은 최근 한 달여간 반복적으로 관측된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조사상 진보 지지층 응답 비율 자체는 늘었음에도, 정작 대통령에 대한 지지 강도(결집력)는 오히려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단순한 샘플 변화가 아니라, 부동산 정책과 사법 개편 이슈에서 진보 진영 내부의 이견이 실제로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여기에 당내에서 8·17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론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면서, 50·60대와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정당 지지율까지 흔들린 전례가 있어, 대통령과 여당 지지 기반이 동시에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신이 주목한 '조기 레임덕'...해외 시선도 부담으로

    이 같은 흐름은 해외마저 감지하기 시작했다. 산케이신문 계열 주간지인 '주간 후지'는 지난 9일자 보도에서 한국의 부동산 세제 개편 논란과 주가 급등락에 따른 민심 악화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50%를 넘어선 점을 근거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주간 후지'는 여당 대표 선거 이후 당내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4년 가까이 남았음에도 레임덕이 예상보다 일찍 찾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해외 언론이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레임덕은 임기 후반부의 권력 누수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권 초반이라도 지지 기반이 급격히 흔들리면 '조기 레임덕'이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쓰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프레임을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지지율 하락이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질 경우, 국정 운영의 장악력은 빠르고 현저하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그림은 하나로 요약된다. 부동산과 사법 개편을 둘러싼 정책 논란이 서울과 보수·고령층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이탈을 불렀고, 그 여진이 진보층까지 서서히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을 앞지르는 첫 데드크로스, 그리고 해외 언론의 조기 레임덕 거론까지 겹치면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8·17 전당대회 이후 국정 동력을 어떻게 재정비할지가 향후 지지율 흐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