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신천지 관련 단체 회장 사진 논란정청래도 함께 촬영된 사진 뒤늦게 알려져친명계 "대통령을 신천지와 엮어 방패막이"친청계 유튜브 '사진 조작' 의혹에 강력 반박계파 갈등 최고조 … "이러다가 당 깨진다"
  • ▲ 지난 2024년 3월18일 마포의 한 식당에서 촬영돈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희자, 한국근우회·정청래 의원 사진. ⓒ김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페이스북 캡처
    ▲ 지난 2024년 3월18일 마포의 한 식당에서 촬영돈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희자, 한국근우회·정청래 의원 사진. ⓒ김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제기된 신천지 개입 의혹이 이번에는 '사진 조작'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친청(친정청래)계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신천지 관련 단체 인사가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사진에서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빠졌던 점이 뒤늦게 드러난 탓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과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조작 공방'으로 번져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근우회는 신천지와 정치권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목된 단체다.

    문제의 사진은 2024년 3월1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촬영된 것으로, 당시 촬영된 다른 사진 전체본을 보면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이희자 근우회장, 정 후보 세 명이 나란히 서 있다.

    하지만 친청계로 꼽히는 유튜브 방송 '박시영TV'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사진에는 정 후보가 빠지고 이 대통령과 이 회장만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박시영TV의 진행자 박시영 씨는 당시 권혁부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 대통령과 이 회장 두 명의 사진이 공개돼 있었고, 신천지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당대표 후보를 향해 "아래 사진에도 신천지가 개입했는지를 분명하게 답을 하라"고 적은 글이 담겨 있었다.

    박 씨는 신천지 개입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는 정 후보를 엄호했다.

    그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이 대통령이 이희자를 만난 것은 어떻게 되냐"라고 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친청계 이지은 전 민주당 대변인도 "(정 후보가) 이희자 회장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하나가 (신천지 연루) 근거라면, 이 대통령도 (신천지와) 관계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거들었다.

    이 회장과 정 후보가 함께한 사진 한 장으로 신천지와의 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강조하기 위한 반박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이 회장 옆에 정 후보도 있었던 사진이 지난 8일 알려지면서 '사진 조작' 논란이 거세게 번졌다.

    2인 사진과 3인 사진을 비교하면,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표정과 자세, 옷의 형태뿐만 아니라 배경의 창틀, 꽃 장식 등의 위치가 일치한다.
  • ▲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인용된 권혁부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 페이스북 캡처본. ⓒ유튜브 캡처
    ▲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인용된 권혁부 한국근우회 자문위원장 페이스북 캡처본. ⓒ유튜브 캡처
    이번 논란은 단순히 사진 편집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에 그치지 않고 있다. 정 후보를 둘러싼 신천지 개입 의혹에서 출발한 논쟁에 현직 대통령까지 소환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계의 정면충돌로 전선이 확대되는 탓이다.

    특히 친명계에서는 정 후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사실상 '방패막이'로 사용했다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박선원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8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때 12명이 사진을 찍었는데 4명 사진만 도려내 놓고 마치 골프 치고 접대 받았다고 몰아가는 조작, 사진 잘라내기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이것이 반명, 분열주의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분신'이라고 칭한 김용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사진 속 장소는 정 후보의 지역구인 마포이며 이 회장은 그가 행사장에서 90도로 인사했던 인연"이라며 "정 후보는 그날 그 자리가 어떤 자리였는지, 대통령을 방패막이 삼은 경위에 대해 당당히 직접 설명하라"고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대장동 변호인 출인 이건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진을 잘라 대통령을 신천지와 엮으려 한 것이냐"라며 "이희자 씨와 이재명 대통령의 만남에 정청래 후보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 정청래 후보가 소개했기 때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출신 문진석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저질도 저런 저질스러운 공작이 없다"며 "당이 즉각 고발 조치하고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대통령을 신천지와 엮는 저질 삼류 정치공작은 절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라고 했다.

    다만 박시영TV 측은 '사진 조작'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시영TV는 "한국근우회 한 간부의 소셜미디어 글을 그대로 소개한 것일뿐 어떠한 사진 조작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무슨 사진이 잘렸네 이걸로 본질을 호도하시면 안 된다"라며 "본질은 그러면 과연 정청래 후보와 신천지와 연결이 돼 있는지 아니면 이번에 신천지가 3자 비밀 연합을 맺어서 정말로 우리 자랑스러운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에 개입했는지 이걸 밝혀야 하는 것이다. 지금 근거를 하나도 못 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파 간 전면전 양상으로 과열되면서 당내에서는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짓 하면 깨지거나 망한다고 했건만"이라며 "이러지 말자. 이런 짓 한 사람은 사퇴하라. 당을 떠나라"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4일에도 SNS를 통해 "민주당 전대 이렇게 나가면 안 된다. 깨지거나 망한다"며 '분당 리스크'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