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외쳤지만 또 샌 수사정보현직 경찰 가족 피의 사건만 45건가족 확인·사건 이송 기준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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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청. ⓒ정상윤 기자
경찰이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봐주기 수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관 가족 관련 사건에 상피제 도입을 예고하며 쇄신안을 꺼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정보가 또다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다음달 초부터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사건 관계인인 경우 다른 경찰관서나 시·도경찰청이 맡도록 하는 상피제를 시행할 예정이다.상피제는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서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찰은 다음달 초까지 세부 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경찰이 상피제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장윤기 사건이 있다. 장씨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과정에서 경찰 내부 정보가 유출되고 증거인멸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 수사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경찰은 이후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 상피제와 함께 국가수사본부가 맡던 수사감찰 기능을 경찰청 인권감사관실로 이관하고 경찰 내부 비리를 전담하는 내부비리수사대를 출범하기로 했다.경찰이 장윤기 사건 이후 쇄신을 예고한 상황에서도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또 발생했다.대구 동부경찰서는 최근 대구경찰청과 수성경찰서, 고산지구대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구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관 A경사의 음주 뺑소니 사건과 관련한 수사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면서다.A경사의 부친은 평소 친분이 있던 고산지구대장 B씨에게 연락해 아들의 수사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수사팀 소속 경찰관에게 적용 혐의를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목격자 확보 여부 등 수사정보가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관련 경찰관들은 사흘간 10차례 가까이 통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와 수사팀 소속 경찰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하고 직위해제했다.특히 수사정보가 유출된 시점은 지난달 10일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장윤기 사건의 수사정보 유출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날과 겹친다.경찰관 가족이 사건에 연루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상피제의 실효성을 가를 대목이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경찰이 전수조사한 경찰관 가족 관련 사건은 모두 117건이었다. 이 가운데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나 피혐의자로 입건된 사건은 45건이었다. 피해자나 고소·고발·진정인으로 연루된 사건도 72건에 달했다.그러나 그동안 경찰관 가족 연루 사건을 별도로 파악하거나 관리하는 체계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117건 가운데 111건은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고 시·도경찰청에 배당된 사건은 6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44건은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했거나 이송할 예정이며, 15건은 이송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경찰이 자체적으로 공정성 침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송하지 않은 사건도 26건이었다. 경찰 자체 감찰 대상이 된 사건은 1건에 그쳤다.경찰관이 스스로 사건에서 빠지는 제척·회피 사례도 많지 않았다. 경찰관의 제척·회피는 2020년 9건에서 2021년 35건, 2022년 18건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2024년 5건, 지난해 3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7건에 그쳤다.상피제의 실효성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관과 사건 관계인의 가족관계를 어떻게 사전에 확인할지, 사건을 어느 경찰관서로 넘길지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인접 경찰관서로 이송하면 경찰관 사이의 인적 관계가 겹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먼 관서로 넘기면 사건 관계인 조사나 현장 확인 등으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경찰은 사건 성격과 수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이송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