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 리모델링 제안에 공분 … "해프닝" 해명에 여론 더 악화무차별 규제로 내집 마련 막아 놓고 공실상가·폐버스 공급 운운전세 감소에 대통령은 "정상화 과정" … 청년층 박탈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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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버스 리모델링 이미지. ⓒ제미나이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제공하자."(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해프닝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이디어 차원이었다."(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버스 하우스(Bus house). 여당 3선 국회의원이 내놓은 아이디어라기엔 그 조악함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퉁치기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앞서 지난 7일 황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고 적어 논란을 야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안이라는 비판에 해명 글을 올리고 글을 삭제했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이후 한 정책위의장이 "해프닝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해명했지만 되려 성난 민심에 불만 지피는 결과만 낳았다.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더위 먹었냐" "당신 자식부터 입주시켜라"는 분노가 쏟아졌다. 오죽하면 20년 가까이 진보정당 열성 지지자인 취재원조차 "그런데 형님, 버스에 사람이 살 순 있긴 한건가요?"라며 황당무계하다는 문자를 보냈을까.민주당은 당 입장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의원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지금껏 제시된 공급대책을 보면 정부·여당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도심 공급난을 해결하겠답시고 내놓은 방안이 공공임대 확충, 빈 상가·사무실 개조 등이다. 청년들의 주거 질 상향보다는 '5만가구 공급' 등 숫자 놀음에 급급하다.대한민국에선 국민의 자산 70%가 부동산에 묶여있다. 한국인은 집에 살고 집에 웃고, 한 평생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 간다. 하지만 그 꿈은 가파른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전월세난으로 인해 불가능한 꿈이 됐다.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셋방살이조차 버겁다.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 각자의 소득·자산 수준과 부합하는 집에 사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가 국민의 주거 상향의 꿈 자체를 꺾어버리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대출부터 세제까지 무차별 규제로 주거 사다리를 치워버려 놓고 빈 상가·사무실도 모자라 이제는 버려졌던 버스에 들어가 살라니 청년층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아이디어랍시고 SNS에 말도 안되는 정책을 뱉어놓고 논란이 되니 글을 삭제하는 행태가 참으로 무책임하다. 이게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일인가.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지는데 위정자들이 쏟아내는 가볍기 그지 없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청년층 가슴을 후벼판다.말실수라기엔 실수가 잦다. 지난해 10월엔 당시 이상국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한 유튜브채널에서 "소득이 쌓인 후에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청년층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 속에 정작 본인은 갭투자로 고가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옷을 벘었다.지난 6월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 매물 감소를 두고 "정상화 과정"이라고 말해 세입자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1주택 실거주를 강제하는 정부 규제와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 조치는 전세 매물 부족을 심화시켰고, 세입자들은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 등쌀에 더 싼 전세집이나 월세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대혼란 상황을 두고 대통령이 정상화라고 했으니 청년·세입자들의 박탈감과 무력감이 얼마나 크겠나.어떤 정책이든 감수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사회 계층이 처한 현실을 공감·이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한다는 의미다.안타깝게도 그간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발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책 감수성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감수성 잃은 정책이 헛발질 정책으로 이어지고, 되려 악화된 시장 상황에 더 센 규제를 내놓는 악순환이 또 반복되고 있다.청년을 위한다는 정부가 되려 청년들을 주거 지옥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