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칩 부족·가격 급등…공급망 다변화 움직임미국 정부 승인 여부가 변수
  • ▲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 출처=AFPⓒ연합뉴스
    ▲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 출처=AFPⓒ연합뉴스
    애플이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칩을 아이폰과 맥북 등에 시험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각)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을 비롯한 여러 제품군에 CXMT 메모리칩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CXMT 부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CXMT 측과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용 메모리에 생산능력이 집중되고 스마트폰·PC용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자 추가 공급처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움직임이 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애플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협의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1일 애플이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로부터 메모리 부품을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협상이 진행 중이며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변수다. CXMT는 미 국방부가 중국군과 연계된 것으로 판단해 관리하는 이른바 1260H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 목록 등재 자체가 미국 기업의 CXMT 상용 부품 구매를 즉각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WSJ는 애플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확보해 중국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실제로 CXMT를 생산용 공급업체로 채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WSJ는 CXMT의 메모리가 애플이 요구하는 일부 고사양 제품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공급 물량 역시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반면 HP와 에이서는 미국 이외 시장에서 이미 CXMT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애플의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애플은 최근 맥과 아이패드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비용 상승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애플이 CXMT를 추가 공급처로 검토하는 움직임은 단순한 중국산 부품 확대를 넘어 급격한 메모리 수급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