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문서 개정 윤곽 공개태평양 감시·방공망 강화 추진
  • ▲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연합뉴스
    ▲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장사정 미사일 전력을 늘리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공격형 무인기, 이른바 공격 드론을 새롭게 도입하는 방안을 안보문서 개정안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적의 미사일 발사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이른바 '반격 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날 국가방위전략과 방위력 정비계획의 개정 핵심 내용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까지 포함한 이른바 '3대 안보문서'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이 가운데 방위성이 관할하는 두 문서에 해당한다.

    이번 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공격 수단의 다변화다. 일본 방위성은 장사정 미사일을 단순히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양과 질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발사 플랫폼의 다양화'를 강조하면서 공격형 무인기 도입을 통해 반격 능력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는 일본이 기존의 방어 중심 전력 운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거리에서 상대의 공격 거점을 겨냥할 수 있는 수단을 체계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방공 전력도 함께 손질한다. 요격 미사일을 충분히 확보하는 동시에 요격용 무인기 등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 수적으로 우세한 상대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비대칭 방어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태평양 방면의 감시·정찰 능력 역시 강화 대상에 올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의 항공모함과 폭격기 등이 태평양 방면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상황을 거론하며 현재의 감시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계·감시와 정보수집, 방공 능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군사적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방안도 개정 방향에 포함됐다. 일본이 미사일과 드론 같은 무기체계뿐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지휘·통제 영역까지 현대화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방위산업 기반을 다지는 방안도 제시됐다. 일본 내 기업들이 방위산업의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사업에서 빠지는 사례가 있다는 판단 아래, 정부가 군수시설을 소유하고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GOCO(Government Owned, Contractor Operated) 방식 등이 거론됐다.

    다만 일본의 방위력 증강 계획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이 2027회계연도까지 확보하기로 했던 일부 방위 장비는 당초 계획에 비해 도입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2022년 확정된 2023~2027년도 방위력 정비계획과 비교하면 해상자위대 잠수함은 계획 물량 5척 가운데 4척, 호위함은 12척 가운데 8척, 초계함은 10척 가운데 6척에 대해서만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기 전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다. 일본은 F-15 전투기 54대를 개량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23년도 예산에서 18대분의 비용을 반영한 이후 추가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 장비 가격 상승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획을 세울 당시 예상했던 비용과 실제 조달 비용 사이에 차이가 커지면서 일부 사업의 진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부품 부족으로 항공기를 비롯한 일부 장비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반면 미국산 전투기 도입은 비교적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F-35A는 계획된 40대 가운데 32대, F-35B는 25대 가운데 21대를 확보해 5개년 계획의 상당 부분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본의 이번 안보문서 개정은 '더 멀리 때리고, 더 넓게 보고, 더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향으로 요약된다. 장사정 미사일과 공격 드론으로 반격 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태평양 방면의 감시망과 방공 체계를 보강하고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체계까지 손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무기체계의 계획상 규모와 실제 확보 속도 사이에는 간극도 확인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방위력 증강의 청사진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의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