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학도, 과학과 추리를 결합하다영감보다 치밀한 구성 중시한 40년 창작
  • ▲ 지난 2006년 1월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이 정해진 후 도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출처=교도ⓒ연합뉴스
    ▲ 지난 2006년 1월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이 정해진 후 도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출처=교도ⓒ연합뉴스
    [편집자 주] 한 시대를 대표한 이야기꾼이 우리 곁을 떠났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치밀한 추리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이해를 결합한 작품으로 수많은 애독자를 만들어냈다. 그의 삶과 100권이 넘는 작품이 남긴 유산을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창작 방식', '일본 대중문학사에 남긴 의미'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되짚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세계는 단순히 다작이라는 평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의 소설을 관통하는 특징은 치밀하게 계산된 이야기 구조와 인간 심리를 결합한 구성이다.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자동차 부품회사 엔지니어로 일한 이력은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배경이다.

    히가시노는 오사카부립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자동차 부품회사 덴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과학과 공학 관련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 ▲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진열되어 있다.ⓒ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진열되어 있다.ⓒ연합뉴스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활약하는 '갈릴레오' 시리즈에서는 물리학 원리가 사건 해결의 단서로 활용되고, '용의자 X의 헌신'은 수학자 캐릭터를 중심으로 논리적 추론을 전개한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독자들에게 생소한 기상학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등 그의 작품은 과학적 지식과 미스터리의 절묘한 결합으로 유명하다.

    일본 언론과 문학계에서는 히가시노 작품의 특징으로 전문 지식을 현실적인 설정 속에 녹여낸 구성과 치밀한 플롯을 꼽는다.

    과학적 장치를 활용하면서도 결국 이야기가 향하는 곳은 가족, 사랑, 희생 등 인간의 감정이라는 점이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히가시노는 창작 과정에서도 영감보다 부단한 창작을 중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계속 내 아이디어에 놀라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발상과 이야기 구조를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밝혔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이력은 그의 창작 방식과도 연결된다. 복잡한 사건을 단계적으로 조립하고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구성은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기에 결말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과학적 설정보다 인간의 선택과 감정에 무게를 두었다는 점에서 평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하게 받아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