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장성 출신 4선 한기호 "정상화 시급""육·해·공군 합동성 강화? 새빨간 거짓말""1군단 사태, 장교 무사안일이 만든 문제""安국방 지휘서신 4차례 中 전투준비 0번"
  •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7월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7월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과거 쿠데타를 거론한 데 대해 군의 역사와 각 군의 전문성을 외면한 접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한 의원은 7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관학교 통합이 군의 합동성과 미래전 대응 능력을 높일 것이란 정부 논리에 선을 그었다. 

    각 군 장교가 초급 지휘관 시절부터 합동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만큼 사관학교 단계에서부터 교육 체계를 하나로 묶는 것은 군 운용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특히 공군사관학교의 비행훈련 여건이나 해군사관학교의 해양 교육 환경 등 각 군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전문 교육 여건을 무시한 통합은 막대한 비용뿐 아니라 장교 교육 체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육군 1군단에서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요격 태세를 갖춘 사건과 최전방 감시초소(GP)·일반전초(GOP) 실탄 미장착 논란 등에 대해서는 개별 부대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군 전체의 지휘·관리 체계가 흔들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 의원은 "1군단뿐 아니라 3군단과 해병대 등 여러 부대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느 한 부대의 군기 이완이 아니라 국군 전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군 기강 확립'이 아니라 '업무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육사 출신을 겨냥한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과 방첩 기능 약화, 대북 대비태세 변화 등을 거론하며 정치적 판단이 군 본연의 임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육사 31기로 임관한 한 의원은 제2보병사단장과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제5군단장 등을 지냈으며 육군 간부 교육훈련을 총괄하는 교육사령관을 끝으로 2010년 예편했다.

    다음은 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北 러시아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北 러시아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의 근거로 쿠데타가 언급되는 데 대해 어떻게 보나.

    "논리적인 비약 정도가 아니라 완전한 점프를 한 것이다. 과거 5·16과 12·12를 얘기한 것 같은데, 이번 12·3의 경우 군인들이 동원됐다고 해서 군이 그 주체였다고 볼 수는 없다. 

    육군사관학교는 실제로 나라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한 집단이다. 6·25전쟁·베트남전쟁·대침투작전 등에서 육사 출신 전사자가 1476명이다. 지금까지 육사에서 배출된 장교가 2만2000여 명인데, 이 사람들에게 쿠데타라고 말할 수 있겠나.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두 번째로 학교를 두고 연좌제를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거꾸로 얘기해보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과가 있다고 해서 그 아들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으니 범죄를 못 저지르게 인신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떻겠나.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

    "교육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공군부터 보면 공군사관학교가 원래 현재 보라매공원이 있는 서울 지역에 있다가 1985년 청주로 갔다. 기존 지역에는 활주로가 없어 훈련이 제한되기 때문에 청주 비행장 가까이로 간 것이다. 그런데 자운대에 활주로가 있나. 우선 말이 안 되는 얘기다.

    해군은 진해에서 바다를 보면서 공부한다. 애초부터 그런 환경에서 교육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을 내륙 한가운데로 옮기면 거기에 바다가 있나.

    육군사관학교는 태릉에 있으니, 자운대로 가나 육지이니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태릉에서 교육할 수 있는 여건과 시설을 전부 구축해놨다. 그것을 새로 구축한다면 엄청난 낭비다.

    시설을 새로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등 여러 문제가 심각하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교육 체계의 완전한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을 통해 합동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의 필요성을 합동성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거짓말 중에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합동이라는 것은 육·해·공군이 같이 작전하는 것이다. 육군 소위로 임관한 사람이 전방에서 소대장을 하는데 해군·공군과 같이 해야 할 일이 없다. 중대장을 해도 없고 대대장을 해도 없다.

    결국 합동작전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것은 군단급 이상이 돼야 공군 전력을 요청하고 함께 작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합동성에 대한 교육 자체를 중령 때 시키는 것이다.

    특히 지금 육·해·공군 참모총장들도 합동성을 강화하려면 각 군의 전문성이 좀 더 심화돼야 가능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지 않나. 그런데 이를 합동성이라고 설명하면 군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다 웃는다."
  • ▲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참석자들이 7월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참석자들이 7월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미래전 대비를 위해 사관학교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나.

    "미래전이 무엇인가. 뭘 미래전이라고 하는 것인가.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미국의 이라크전을 우리의 입장에서 미래전의 한 모습이라고 본다고 하자. 그렇다고 우크라이나에서 해군과 공군을 육군이 이해하지 못해서 러시아군이나 우크라이나군이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것인가. 그런 얘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미래전에서도 자기 군종의 전장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아야 한다. 공중에서는 공중 우세를 확보해야 하고, 바다에서는 해군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더 큰 전장으로 확대됐을 때 합동작전을 하는 것이다.

    사관생도들이 임관하면 소위다. 소위 단계에서 육군이 해군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국방부가 무식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는 실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쿠데타를 예방하기 위해 사관학교를 어떻게 보면 폐교시키고 통합시키겠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속내를 숨기고 합동성이니 뭐니 얘기한 것이고, 대통령 말을 그대로 보면 쿠데타를 예방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없애고 통합사관학교를 만들겠다는 얘기 아닌가. 이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1군단의 미군 무인기 오인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오늘 오전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를 받아보니 상황 자체는 있을 수도 있겠다는 부분이 있었다. 고도의 문제다. 

    무인기가 얼마나 높이 뜨느냐에 따라 아주 높은 고도는 공군에서 통제하고, 낮은 고도는 육군 내에서도 제대별로 통제 임무가 다르다. 

    미군이 한국군의 고도별 통제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느냐는 문제가 있다. 미군은 부대에 알려주면 그 부대에서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문제는 해당 부대다. 미군으로부터 통보를 받았을 때 한국군의 통제 체계를 정확히 알고 전달한 것이 아닐 수 있으니 내용을 확인하고, 우리 소관이 아니라면 상급 부대에 보고해야겠다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런데 자기 손에서 끝낸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장교들의 수준이 굉장히 중요하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무사안일하게 근무하고 있었다고 본다."

    ▲1군단의 GP·GOP 실탄 미장착 문제도 군 기강 문제라고 보나.

    "군 기강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GP·GOP 작전 책임은 군단장에게 있다. 우리 군은 오랫동안 GP·GOP에서 탄창을 결합하고 삽탄한 상태로 작전해왔다.

    실탄을 장전하고 있으면 우발적인 사고 가능성은 있다. 실탄을 넣지 않고 근무하면 안전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즉각 조치해야 할 때, 특히 야간에는 실탄을 찾아 넣고 장전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사고 가능성이 있지만) 실탄을 삽탄해서 근무해온 것인데 이를 빼놓고 근무하라고 한 것은 군이 주객을 전도시킨 것이다. 안전이 먼저가 되고 작전 상황 조치가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北 러시아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北 러시아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1군단장 직무배제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나.

    "이번 사건은 군 전체로 봤을 때 1군단만 그런 것이 아니다. 3군단에서도 일이 있었고 해병대에서도 일이 있었다. 언론에 나온 것만 봐도 서부전선의 1군단, 동부전선의 3군단, 해병대 등 여러 부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렇게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어느 한 부대의 군기 이완으로만 볼 일이 아니라 국군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포항에서는 간부가 실탄과 총을 가지고 나가 불행한 일을 저질렀는데 이를 약 60시간 동안 몰랐다고 하지 않나. 포항, 문산, 강원도, 온 지역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데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있겠나.

    국방부 장관은 군정과 군령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장관의 지시 사항을 내려보내는 지휘서신이 있는데 안규백 장관이 부임하고 네 차례 내려보냈다.

    그 네 차례를 전부 읽어봤다. 그런데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거나 전투준비태세를 철저히 하라거나 훈련을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한 번도 없었다. 결국 국방부 장관의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장관이 관심이 없는데 총장이 관심이 있겠나. 합참의장도 마찬가지다. 장관이 네 번 지휘서신을 보내면서 한 번도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관심은 어디에 쏠려 있었다고 보나.

    "사관학교 통합에 요즘 누구 말로 '몰빵'을 하고 있지 않나. 또 12·3 이후 장교들을 처벌하는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 이런 데 온 신경을 다 쓰고 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군에서 가장 시급하게 바로잡아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업무의 정상화다.

    인사를 해도 정말 인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예를 들어 육사 출신이 쿠데타 세력이라는 전제를 두고 육사 출신은 진급시키지 말아야 한다, 좋은 보직을 주면 안 된다고 하면 벌써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 아닌가.

    국군방첩사령부를 해체해서 방첩 기능이 없어지는 것도 안보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가 된다. 대북 대비태세에서도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도 즉각 사격하지 마라, 무엇을 하지 마라 하는 식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모두 국방 업무의 비정상화다.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 단순히 군 기강 확립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것을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다 비정상이다. 이것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현 정부의 국방·안보 정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 국방 업무나 안보 업무는 정치적인 성향에 의해 결정되면 안 된다.

    정치권에서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와 야가 극명하게 다르다. 이렇게 극명하게 다르면 결국 정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이재명 정권이 끌고 가게 된다. 이것은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얘기다. 대통령이 어느 출신이든 국가 안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통수권자가 국군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을 지키고,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매진하는 것이다.

    육사를 벌주는 데 집중하거나 군인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들을 해서는 안 된다. 통수권자가 분명하게 생각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