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각 "李, 전당대회 이후 김용범 거취 고민"金, 레버리지 ETF 도입 주도 … 증시 급등락 반복국힘 "金, 한국경제의 빌런 … 경질해야"李, 2기 내각 맞물려 정책실장 교체 여부 관심
  • ▲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주도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여권 내부로 확산되고 있다. 주가 변동성 확대와 집값 불안정 등 겹악재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결단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 김 실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레버리지 ETF로 주가 변동이 커지면서 당내 분위기도 많이 안 좋다"며 "당과 상의 없이 레버리지 ETF를 도입해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든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에서도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며 "전당대회가 끝난 뒤 김 실장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면 이 대통령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수십 차례 발동하면서 주식시장이 도박판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한 외신은 이를 '오징어 게임'에 비유했다.

    정치권의 화살은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한 김 실장에게 향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김용범 경질론'이 제기됐으나 주식시장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범여권으로까지 번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5일 "김 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의 정책 핵심들이 만들어낸 관치 금융의 실패"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5일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레버리지 ETF가 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멘붕 상태"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재임 시절 레버리지 ETF가 도입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정부를 동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 해당행위 사과하십시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과하십시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겁박 사과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정부는 투자자의 기본예탁금 상향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한 당국자들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 실장은 지난달 28일 주가 급등락과 관련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다"라며 세계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이 굉장히 역동적으로 투자를 한다"며 "여러 특성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7월 코스피 대폭락의 주요 원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임이 분명한데도, 오히려 김 실장은 변동성을 개인투자자의 성향 탓으로 돌렸다"며 "정부 관료가 잘못된 정책을 변명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자신의 잘못을 국민에게 뒤집어씌우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이미 한국경제의 빌런"이라며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2기 개각과 맞물려 정책실장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증시 불안과 집값 문제가 거론되는 만큼 정책 라인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실장은 물러날 수밖에 없다. 증시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결정적인 실수로 젊은 층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2030세대에 희망을 주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으려 했고, 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당겼지만 완전히 배신 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범은 김 실장이 아닌가. 본인이 정책 설계를 하지 않았더라도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다"며 "이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지만 전당대회가 끝나고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CBS 라디오에 나와 "지금은 시장을 일단 유의 깊게 살피면서 대책을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며 김 실장 경질론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