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김민석에 ETF 사과 공개 요구김민석 "명청갈등 없다면 총리 왜 그만뒀나"조국 "관치금융 실패 … 책임자 문책해야"靑 "경질보다 시장 대책이 우선"
  •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시작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시작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김민석 당대표 후보 간 이른바 '명청갈등'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책임 공방으로 번졌다. 정 후보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를 들어 김 후보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조국 조국혁신정책연구원장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 경제라인의 문책을 촉구하면서다.

    정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피눈물 흐리는 국민들께 김민석 후보는 전직 총리로서 사과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이것도 신천지처럼 뭉개고 가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TV토론 때 질문했는데 답변이 없어 다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국무총리로 재임하던 시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 정책의 책임을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김 후보도 이날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명청갈등이 실제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명청대전과 갈등이 없으면 뭐 하러 총리를 그만두고 나왔겠느냐"며 "당청 간에 당연히 이뤄져야 할 수준의 긴밀한 조율이 실제로 잘되지 않은 것은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 대통령 비판에 침묵했다며 반명 행보를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청래나 김민석 정도가 유시민 전 장관이 대통령을 흔드는데 말을 한마디 안 한다는 건 상식이 아니다"라며 "제가 말씀드린 것만 해도 10개가 넘는데 이걸 친명이라고 얘기하느냐"고 했다.

    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는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가 출마했다. 차기 대표는 임기 중 치러지는 2028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을 행사한다. 총선 후보 선출과 당 조직 운영을 좌우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세 후보 간 책임 공방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4대 개혁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4대 개혁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친명 지지층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원장, 좌파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 정 후보, 유시민 전 이사장을 묶어 '문조털래유'라고 부르며 견제해 왔다. 정 후보와 조 원장이 동시에 정부 정책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친명 진영과 비명·범여권 인사 간 갈등이 당권 경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정책 평가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조 원장도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를 두고 "작금의 사태는 한 정부의 정책 핵심들이 만들어낸 '관치 금융의 실패'"라고 했다.

    이어 "납득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도입 과정, 피해를 키운 늑장 대응, 실효성 없는 땜질식 대응 등 그 출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밝혀야 한다"며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김 실장 경질론을 일축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지금은 책임론보다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ETF 문제와 관련해 이미 보완책을 내놓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수행하던 중 상파울루 현지 브리핑에서 "모든 것이 레버리지 ETF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 변동성이 큰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역동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특성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특정 주식 한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주가가 하루 5% 오르면 약 10%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5% 떨어지면 손실도 약 10%로 커지는 구조다.

    정부는 관련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고,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시장에 출시됐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