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접 보완수사 폐지…경찰 중심 형사사법체계 재편수사 통제장치 약화…억울한 기소·부실수사 우려 커져법조계 "피의자 방어권 약화…형사사법 균형 흔들려""피해자·피의자 모두 국민…견제 없는 수사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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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형사사법 체계가 경찰 중심으로 재편된다. 그동안 논의는 주로 '범죄 피해자 보호 공백'에 집중됐지만, 법조계에서는 또 다른 축인 '피의자 인권 보호'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형사사법 절차에서 국가 권력과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은 피의자다.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이를 재판에 넘기기 전 바로잡아 온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지면 억울하게 기소되거나 과도한 혐의를 받는 사례를 걸러낼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전국 형사법 전공 교수 62명도 지난달 공동성명을 내고 "보완수사권 폐지는 수사 통제장치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보완수사권 문제를 검찰 권한이 아니라 국가 형벌권을 통제하는 형사사법 원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법조계는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 권한 축소보다 경찰 수사를 견제할 장치가 약화됐다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
-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법복을 입는 신임검사들을 축하하고 있다. ⓒ뉴시스
◆ 보완수사권 폐지, 검찰 권한 아닌 수사 통제장치 해체형사법 학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장치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이다.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강제처분을 동반하는 형사절차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과정인 만큼, 이를 검증하고 통제할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형사사법의 기본 원리다.학자들은 공동성명에서 "보완수사권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법절차의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경찰 수사를 법률 전문가가 다시 검증하는 절차를 없애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법무부 보완수사 사례집에는 경찰이 놓친 범죄를 밝혀 피해자를 구제한 사례뿐 아니라 허위 진술 등으로 억울하게 기소될 위기에 놓인 피의자를 구제한 사례도 다수 담겨 있다.특히 이번 개정으로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만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이 기존 판단을 유지하면 사실상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 ▲ 한병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피해자 보호 넘어 피의자 인권도 형사사법의 핵심피해자 보호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형사사법제도의 출발점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피의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설명이다.경찰 수사가 잘못됐더라도 "재판에서 다투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소 자체만으로도 시간과 비용, 사회적 낙인이라는 부담을 감수해야 하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특히 경제범죄나 기업범죄처럼 법률적 판단이 복잡한 사건은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법조계는 이런 사건일수록 법률 전문가의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또 경찰이 내린 결론을 같은 조직이 다시 들여다보는 방식만으로는 기존 판단을 뒤집기 쉽지 않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우려다. -
- ▲ 검찰. ⓒ뉴데일리 DB
◆ 법조계 "피해자·피의자 모두 국민 … 수사권 견제 필요"법조계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피해자 보호에만 집중되면서 정작 형사사법제도의 또 다른 축인 피의자 인권 보호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형사사법제도의 본질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만이 아니라 국가 형벌권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이 변호사는 "국가권력에 의해 가장 쉽게 인권이 침해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피의자"라며 "억울하게 피의자가 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이어 "경찰 권한만 강화하면 잘못된 수사가 시작됐을 때 이를 중간에서 바로잡을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며 "결국 피해자가 될 수도,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은 모든 국민"이라고 했다.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에도 검사가 경찰 발표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진상이 밝혀졌다"며 "수사기관 내부가 아닌 외부 기관의 검증이 있었기 때문에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기존에는 경찰 수사와 검찰의 재검토라는 두 단계를 거쳐 억울한 피의자를 걸러냈지만 이제 그 과정이 막히게 된다"고 우려했다.최 변호사는 "재판에서 무죄를 다투면 된다는 말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기소 자체만으로도 시간과 비용, 사회적 낙인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국민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이어 "경제범죄나 화이트칼라 범죄처럼 법률 판단이 중요한 사건일수록 법률 전문가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실무에서도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검찰이 직접 수사해 단기간에 결론이 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경찰 수사권을 견제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검찰 권한을 줄이는 것과 경찰 권력을 통제할 장치를 없애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최 변호사는 "형사사법제도의 역할은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하되 억울한 사람은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이라는 명분만으로 경찰에 집중되는 수사권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