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첫걸음"李 "표현으로 꼬투리 잡혀서 정쟁 휘말려"
  •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이라는 공식 '국호'로 불러야 한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에 "잘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거듭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하반기 외교안보부처 업무계획 보고에서 "'남북한 공식 명칭 불러주기'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일"이라며 "당연히 선의로 하는 일이고 관계 개선을 위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하시는 걸 텐데 얼마 전에도 이거 한 번 말씀하셨다가 심하게 반격당했다"고 말했다.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첫걸음으로, '주적'(主敵) 등 서로에 대한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는 정 장관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좋은 가치와 이상을 갖고 있지만 표현으로 꼬투리 잡혀서 정쟁에 휘말려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겠다"면서 "정말로 잘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선의가 선의대로 될지는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이런 영역이 특히 남북 관계는 많은 것 같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선의로 하는 일이 왜곡되고 과장돼 반격의 명분이 되고 오히려 반통일, 반평화, 적대의 무기가 되는 수가 있다"면서 "표현에서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말려 들어가면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의가 선의대로 될지는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결론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인지 약간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고민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1조 원에 달하는 남북협력기금이 지난 10년 간 거의 집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용도를 확장해야 한다는 정 장관에게 "통일부 입장처럼 다 맞는 건지는 아직은 제가 판단이 안 선다. 다른 데 반대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니 조정을 좀 해 보시라"면서 "제가 일방적으로 '통일부 의견대로 하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며 거듭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모두 발언을 통해서도 "힘들어도 평화와 공존의 정책을 계속해 나가야겠지만, 정략적으로,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들이 있다. 그래서 많이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용어 하나, 표현 하나로 정쟁의 대상이 되니 더욱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천 차례 위반으로 폐기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하자는 정 장관의 구상에 대해서도 "(남북관계) 상황이 계속 개선이 안 되다 보니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거냐' '안보를 포기하는 거냐'는 식의 반격이 생긴다"면서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인지 약간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10년 넘게 중단된 경원선 남측구간(백마고지~월정리) 복원 사업을 내년에 재착공해 2029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장관은 "백마고지에서 월정리 DMZ 바로 아래까지 9.3㎞ 복원을 재추진해서 연천, 철원 등 접경 지역에 새 활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끊어진 남북 철도 구간 17㎞만 연결하면 원산 갈마까지, 나아가서 대륙 철도와 바로 연결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올해 예산에 남북협력기금 280억 원이 계상돼 있기 때문에 오후에 곧바로 공사 재개를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