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축구 혁신위원회, 축구협회장 선거인단 2만 명으로 늘려진정한 한국 축구의 수장 뽑는 시스템 갖춰박지성 공동위원장, 빠르고 명확한 방향 제시
  • ▲ 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이끄는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2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추진한다.ⓒ뉴시스 제공
    ▲ 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이끄는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2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추진한다.ⓒ뉴시스 제공
    역대 최악의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 이를 구하기 위해 K-축구 혁신위원회(혁신위)가 등장했다. 

    지난달 6일 혁신위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이영표, 박주호 등이 참여했고,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까지 혁신위에 힘을 보탰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참사. 역대 최강의 멤버를 가지고 역대 최고의 꿀조에 속한 한국은 A조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에 머물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A조 3차전에서 한 수 아래 전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0-1로 패배한 건, 충격 그 자체였다. 

    이후 거대한 후폭풍이 일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퇴로 참사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다. 

    정몽규 회장 체제, 무려 13년 동안 이어진 무능과 부패, 그리고 행정력의 마비 등 혁신위는 이번 기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축구협회를 바로잡겠다며 최선봉에 나섰다. 월드컵 실패에 대한 단편적인 개선책이 아니라 축구협회, 그리고 한국 축구 전체를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다. 

    박지성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식을 가진 날 "한국 축구가 나아가는데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안 된다는 벽에 부딪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 한국 축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책임감이 크고,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역 시절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낸 박지성. 공동위원장인 그의 방향은 빠르고 또 명확했다. 후퇴가 없었고, 열정이 가득했다. 게임의 흐름은 단번에 바뀌었다. 

    혁신위의 첫 번째 과제는 '제2의 정몽규' 탄생을 막는 것이었다. 이를 막아야 '제2의 홍명보' 등장도 막을 수 있다. 한국 축구 개혁의 첫 돌을 놓을 수 있는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혁신위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축구협회장 선거를 막는 것이었다. 

    정관상 축구협회장이 사임한 후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금의 선거 제도로는 '제2의 정몽규' 탄생을 막을 수 없다. 체육관 선거, 밀실 선거로 불리는 간선제이기 때문이다. 정몽규 세력들, 홍위병들이 다시 권력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혁신위는 2차 회의 후 "대한체육회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회원 종목 단체 규정을 개정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선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서 회장을 뽑을 수 있는 선거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장 선거를 막아낸 것이다. 

    급한 불을 껐다. 그 다음은 선거 제도 개편이었다. 핵심은 간선제에서 직선제로의 전환. 관건은 선거인단 규모였다. 혁신위는 선거인단을 꾸리는데 집중했다. 

    3차, 4차, 5차 회의가 진행될수록 선거인단이 늘어났다. 수천 명에서 1만 명으로 커졌고, 5차 회의가 끝난 후 혁신위는 '2만 명'을 언급했다. 

    2만 명. 상징적인 숫자다. 왜? 한국 축구에 종사하는, 사살상 모든 축구인을 아우르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 축구를 이끄는 모두가, 한국 축구의 틀을 만들고 있는 모두가 한국 축구의 수장을 뽑는다는 의미다. 

    혁신위는 5차 회의가 끝난 후 "현장의 참여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프로·실업·승강제 리그 등 축구 종목의 특성을 반영했다. 명시된 기준을 충족하는 전원이 참여하는 선거로 공정성을 제고하고, 선수, 지도자, 심판 등 현장의 참여를 넓혀 민주성을 제고하고, 전자투표시스템 활용 추진 및 비밀투표 보장과 실현 가능성 확보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인위적인 선거인단 편입을 차단하고, 추첨에 의한 재량 개입 여지를 배제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모두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선거인단은 전문선수(K리그1∼K4리그·여자축구 WK리그·대학축구 U리그), 동호인(K5∼K7리그 대표·생활체육대축전·대통령기·협회장기 선수), 등록지도자, 등록심판에 정회원단체 및 K2 임원·대의원 등을 아우른다. 혁신위는 2025년을 기준으로 할 때 2만 명으로 추산했다. 

    정몽규 회장 4선 당시 선거는 '192명'이 했다. 다음 선거는 무려 '100배' 이상이 늘어나는 것이다. 더불어 많은 인원의 선거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자투표 도입도 추진한다. 진정한 축구협회장이 탄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독재, 불통, 무능을 잘라버린 진짜 '모두의 축구협회장'이다. 

    박지성의 혁신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제 첫 번째 과제를 해결했을 뿐이다. 아직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혁신위의 다음 시선은 거버넌스 혁신과 체계적인 유소년 선수 육성이다. 혁신위는 다음 회의에서 이를 현실화하는 방안과 예산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유소년은 한국 축구 미래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 축구 강국은 유소년이 강하다. 이것이 축구의 정의고 진리다. 이를 한국 축구는 해내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유소년을 외쳤지만, 한국 상황에 맞는 해결책이 나온 적은 없다.

    박지성은 다를까. 혁신위는 다를까. 박지성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