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GOP 실탄 미삽탄부터 무인기 오인까지군 경계·보고체계 전반의 허점이 드러나포항 해병대 총기 사망 사고까지 잇따르며총기·탄약 관리와 지휘통제, 다시 도마에인사·군수·정책 중심 '무사안일' 장성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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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3성 장군 진급·보직 신고 및 수치 수여식에서 한기성 제1군단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최전방 감시초소(GP)·일반전초(GOP) '빈총 경계 근무' 논란, 한미 연합훈련 중 무인기 오인 소동, 아군 드론 시험비행 오인, 그리고 포항 해병대 총기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군의 지휘·보고·식별 체계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총기 관련 사고는 지난해 대청도 해병부대 병장 총기 사망 사고와 육군 GP 총기 사망, 육군3사관학교 대위의 총기 반출 사망에 이어 포항 해병대 간부 사고까지 이어진 만큼 총기·탄약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전날 포항 해병대 사고의 쟁점은 총기와 실탄이 어떤 경위로 영외 숙소까지 반출됐는지, 그리고 부대가 그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다. 군과 경찰은 사망 경위와 함께 총기 및 실탄의 반출 과정, 보관·관리 절차, 지휘계통 보고가 규정대로 이행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총기는 통상 부대 밖 반출이 엄격히 제한되는 장비인 만큼, 반출 승인과 수불 기록, 열쇠 관리, 인수인계, 출입 통제와 보고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이번 총기 사고가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최근 군의 경계·보고 체계에서 잇따라 드러난 이상 징후가 있다. 육군 1군단은 지난달 30일 소속 실무자가 미군 정찰용 무인기의 비행계획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 바람에 적 무인기 대응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하고 격추까지 준비했다. 4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1군단은 전날인 지난 3일에는 육군 시험평가단이 통보한 아군 드론 시험평가 비행도 적군기로 오인해 또다시 '두루미'를 발령하고 격추를 준비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무인기 비행이 1군단의 사전 승인 아래 이뤄졌고 작전부대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오후 비행에서 승인 고도(500피트)를 초과해 미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정상 작전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한기성 1군단장(ROTC 33기)을 직무배제하고 육군교육사령관이 직무대리를 맡도록 했으며 전군 특별기강점검 TF를 구성해 을지자유의방패(UFS) 종료 전까지 작전기강과 보고체계를 점검하도록 했다.국방부가 이후 1군단장을 직무배제한 배경에는 1군단의 실탄 미삽탄 논란도 있다. 올해 상반기 1군단장은 GP와 GOP에 배치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기관총에 실탄이 든 탄띠를 장전하지 않고 탄통을 옆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경계근무 지침을 바꿨다. 전방부대에서 우리 군의 화기 운용은 실탄 삽탄이 원칙임에도, 북한을 향한 오발 사고를 예방한다는 명분 아래 이 원칙이 변경됐다. 수초 단위의 대응이 요구되는 최전방에서는 유사시 즉각적 대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에 대해 육군 중장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한 중장은 25사단장 재직시 북괴군이 중앙분계선 월선이 빈번하자 '전 휴전선 사단에 중앙분계선 표지판을 직접 확인 보고하라'는 합참 지시를 깔아뭉갰고, 사고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무사 안일주의자"라며 "K4발사기, K6기관총 실탄 장전은 기본중 기본인데 실탄을 제거하고 빈총으로 경계근무를 하라고 했으니, 이 부대의 군기가 어떻겠는가"라면서 "군단장이 아니라 군인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미군 정찰용 무인기 오인 사고와 관련해서는 "한미 해병이 1군단 지역에서 훈련을 한다면 지역책임부대에 훈련계획을 보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보고가 안 됐으면 직접 훈련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런데 훈련 내용을 알려 줬는데도 실무자 선에서 차단됐다는 것은 이미 부대라고 할 수도 없다"고 개탄했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3성 장군 진급·보직 신고 및 수치 수여식에서 이상렬 육군 3군단장과 기념촬영 하는 모습. ⓒ뉴시스
지난 3월 육군 3군단이 일부 위병소에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게 한 지침도 비슷한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3군단 예하 22사단, 23경비여단, 3포병여단은 부대 출입을 통제하고 기록하는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합참은 관련 부대의 실제 운용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고, 상급부대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합참은 경계 강화 필요성이 낮은 일부 부대에 한해 장성급 지휘관 판단으로 삼단봉이나 테이저건 등 비살상 수단을 총기 대신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고, 해당 조치는 논란 끝에 철회됐다. 이 사안은 단순한 장비 교체 문제가 아니라, 위병소 경계 기준을 바꾸는 과정에서 보고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일각에서는 장성들이 적극적으로 작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진급이 어려워지니 사고만 내지 말자는 '사익 중심 실용주의'에 빠져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기호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들어와서 4성 장군 인사는 무조건 정권에 충성할 자들로 채운 것은 물론이다. 군단장 인사는 철저하게 육사 출신 홀대, 육사 출신이라도 작전직능은 배제. 인사, 군수, 정책 직능 분야 위주로 보직을 줬다. ROTC, 3사관학교, 학사 출신은 두드러지게 창군 이후 최고 우대로 진출시켰다. 사단장도 군단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보병 작전은 완전히 희소화시키고 공병 기갑이 사단장을 나가고 인사, 군수, 정책이 주요 지역 사단장으로 보임됐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국방부 '실세'로 알려진 이두희 국방차관(예비역 육군 중장)은 육사 포병 출신이며 현재 국군 4성 장군 라인업을 보면 합참의장(진영승)은 공사 조종 전략, 육군참모총장(김규하)은 육사 포병 전략, 지작사령관(이상렬)은 학군 포병 작전, 제2작전사령관(김호복)은 3사 보병 작전 출신이다. 7명의 4성 장군 가운데 육사 출신 보병 작전 직능은 단 한 명도 없다.오발 사고를 막으려면 반복적인 훈련과 군기로 보완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재명 정부의 장성들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 군은 지난 8월 한반도 방어를 위한 한미연합훈련 '을지자유의방패'(UFS)를 실시하면서 애초 계획된 야외기동훈련(FTX) 40여 건 중 22건을 폭염 등을 이유로 9월로 연기했다. 그러나 9월 실제 실시된 훈련은 5건에 불과한 것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자료를 통해 확인돼 논란이 됐다. 물론 나머지 훈련은 작년 말까지 모두 완료됐지만 원래 같은 기간에 지휘소연습(CPX)과 결합해 실시하도록 설계된 야외기동훈련이 수개월에 걸쳐 분산되면 연습의 통합성·집중도·대외 가시성은 약화될 수 있다. 지휘소연습은 지휘관과 참모의 판단, 보고, 지휘통신 절차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고, 야외기동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를 운용해 기동·군수·화력·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자유의방패'(FS) 연습 기간 연합 야외기동훈련도 전년도 FS 기간 중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 51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인 22건으로 편성됐다. 여단급 이상 훈련도 전년에는 13회였으나 올해는 6회로 줄었다.물론 훈련 횟수만으로 전투준비태세를 단정할 수만은 없지만, 훈련 규모까지 줄었다면 전투준비태세는 더 엄격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계 병력을 후방으로 전환해 교육훈련에 집중시키고, 유사시 기동전력으로 투입하겠다는 구상은 전환 병력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숙달도를 갖추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 7일 국방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2만2000명 수준인 GOP 경계 병력에 대해 AI(인공지능)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해 약 6000명 정도가 GOP 선상에서 경계병을 하도록 하고 나머지 1만6000명은 후방으로 이동시켜 상황 발생 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적인 감축이 아니라 2040년을 목표로 한 단계적 전환 구상이다. 나아가 국방부는 경계작전용 또는 부대관리용 CCTV와 순찰 등 대체 확인체계로 불침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병영 내 야간 불침번 근무를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재량으로 운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부대관리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병역자원 감소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술 기반 경계체계 확대는 검토가 필요한 과제이지만 기술 기반 감시는 총기·탄약 반출 통제, 보고·전파, 현장 대응 숙달을 대체하지 못하며, AI와 센서, CCTV가 감시 범위를 넓히더라도 탐지 정보의 판단과 지휘 계통 전파, 현장 대응은 결국 사람이 맡게 된다. 1군단 소속 실무자가 미군의 무인기 비행계획을 상급부대와 관련 부대에 보고·전파하지 않아 오인 대응으로 이어진 사례는 장비 성능만으로 지휘·보고 체계의 문제를 보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포항 해병대 사고를 계기로 국방부와 각 군의 총기·탄약 관리, 경계근무 지침, 교육훈련 편성, 지휘·보고 체계가 규정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으면 안전관리와 전투준비태세는 동시에 영향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