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열대야 속 흉기·둔기 사건 잇따라지난해 3분기도 폭행 11.9%·협박 24.8% 증가국내외 연구서 고온·폭력범죄 통계적 연관성 확인"정부·지자체 휴식공간 확충…개인도 더위 노출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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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불쾌지수가 올라가면서 사소한 시비나 관계 갈등이 흉기·둔기 범행으로 번지는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부 수도권과 전남권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됐다. 이날 전국 낮 최고기온은 30~38도로 예보됐으며 당분간 열대야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여름은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고 열대야일수는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광주는 38.8도, 지난 2일 부산은 38.0도까지 올라 각각 지역의 8월 일최고기온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크고 작은 갈등이 중대 폭력으로 번지는 사건도 잇따랐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살인미수 혐의로 7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3시께 금천구 독산동에서 헤어진 여자친구와 교제 중인 남성을 불러낸 뒤 언쟁을 벌이다 피해자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60대 남성 B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B씨는 같은 날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여인숙에서 같은 숙소에 장기 투숙하던 40대 남성에게 둔기를 휘둘러 머리 등에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술에 취해 있던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평소 시비를 걸고 시끄럽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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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폭행·협박 증가 양상 … 지난해 3분기 일제히 늘어

    지난해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여름철이 포함된 3분기에 폭행과 상해, 협박, 손괴 등 주요 폭력성 범죄가 직전 분기보다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경찰청의 ‘2025년 2분기 범죄 발생 및 검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6월 전국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은 2만7645건이었다. ▲상해는 4181건 ▲협박은 5926건 ▲손괴는 1만268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7~9월을 대상으로 한 3분기 통계에서는 폭행이 3만936건으로 2분기보다 11.9% 증가했다. ▲상해는 4562건으로 9.1% ▲협박은 7394건으로 24.8% ▲손괴는 1만1943건으로 16.3% 늘었다.

    ◆국내외 연구서 고온·폭력범죄 연관성 … 전문가 "정부·지자체, 휴식공간 확충해야”

    국내외 연구에서도 높은 기온과 폭력범죄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지난 2024년 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한국의 대기 온도가 폭력범죄에 미치는 단기 영향에 관한 전국 시계열 분석'에 따르면 2016~2020년 여름철 전국 201개 시·군·구에서 지역별 일평균기온 하위 10% 구간보다 70% 구간에서 폭력범죄 위험이 11% 높았다. 폭행과 가정폭력 위험도 각각 1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늘어난 활동시간과 고온에 따른 감정조절 능력 저하가 폭력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계절에 따라 범죄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데, 지금처럼 더운 날씨에는 폭력성 범죄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기온과 체온이 올라가면 짜증과 스트레스가 커지고 분노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지면서 폭력적인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폭염 속 체온 관리도 범죄 예방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근로자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그늘막이나 휴식공간을 확충하는 등 시민들의 체온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여름철에는 일조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활동시간과 대면 접촉이 늘어나 폭력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며 "높은 기온과 불쾌지수는 감정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기존의 불만과 스트레스를 촉발해 폭력이나 살인 범죄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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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열대야에 감정조절 부담 … "수분 섭취·햇빛 노출 줄여야"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고 열대야로 수면까지 방해받으면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개인적인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고온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쾌감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최근에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더위가 이어지면서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고, 짜증이나 감정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며 "외출할 때 양산이나 선글라스 등을 활용해 더위와 강한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