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보완수사권 폐지에 盧 거론돼與 강경파 "노무현의 꿈 이뤘다" 자찬野 "억울한 죽음 프레임, 동력으로 소비"전대선 '盧 적통론' 으로 당권 주자들 언쟁盧 사위도 부정적 … "노무현 뜻 왜곡 말라""노무현 정신은 자신 행동에 '책임 지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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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추모객들이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운의 죽음을 택한 지 17년이 흘렀다. '반칙과 특권'에 저항하겠다면서도 '실용'을 추구했던 그의 삶은, 집권 당시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적어도, '좌의 진영'에서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과유불급일까. 그에 대한 존경은 좌파 진영에서 '순수함'을 잃고,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와 이와 맞물려 이뤄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공교롭게도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 끊임없이 비등점을 향해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다. 여당, 특히 강경 노선을 걷고 있는 민주당의 '그들 세상'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을 조명하면서 모든 행위와 정치적 행동이 '복수의 그림자'로 채워지고 있다.제동 장치 없는 '강경파의 폭주'. 뜻하지 않게 여기에 브레이크를 건 인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노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 아껴했던, 바로 그 딸(노정연)의 남편이다.곽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강경파 중심으로 펼치지는 작금의 상황을 직격했다. 그는 "노무현을 위한 복수가 노무현의 정치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여기에 이어진 그의 발언은 더욱 폐부를 찌른다.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뜻과 정치를 왜곡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정치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까지 곁들였다.다른 사람도 아닌, 장인의 죽음을 누구보다 가슴으로 아파할 딸의 남편이 이렇게 가슴 속의 멍울을 극도로 가라 앉히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그들을 향해 던진 까닭은 무엇일까.그의 발언에 도화선이 된 것은 다름아닌 최근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사실 그가 메시지를 내놓기 전, 여당 내부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노무현 정신 계승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모습이 횡행했다.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큰 목소리를 냈던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직접 찾았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그는 "노무현 대통령님 '야~ 기분 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라고 썼다.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전 대통령도 등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노무현 정부에서 첫발을 뗀 이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 온 오랜 개혁 과제"라며 "다 이루지 못했던 개혁을 완수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다행스럽고 감회가 깊다"고 했다. -
- ▲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게시한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이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노무현 정신을 거론하는 것은 누가 봐도, 과거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 때문이다.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8년 9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궁지에 몰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와 자녀 등에게 수백만 달러 뇌물 수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부터 권양숙 여사까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 4월 대검에 출석해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고 한 달여 후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유서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자신에게 덧씌워진 '부정의 굴레'에, 누구보다 '염치'를 알았던 노 전 대통령은 죽음이라는 가장 극단적 행위로 주변에 자신의 가슴 속 비통한 심정을 알렸다.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권에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조사 과정에서 언론에 피의 사실을 공표했다는 등의 주장을 통해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다'고 말해왔다. 임기 중 검찰 개혁을 추진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다 사고가 난 것이라는 의식도 강하다.이 17년 전 사건은 현재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의 적극 이용됐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인 민주당 강경파에선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일을 '검찰 개혁 완수'라고 부르며 여권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해 왔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 통과가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했다는 자화자찬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노무현 정부도 검찰 수사권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으로 분산해 수사와 기소 기능의 분리를 추진했었다. 큰 틀에서 방향은 비슷하지만,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보완수사권 등의 폐지는 논의된 흔적이 없다.그럼에도 여당에서는 보완수사권 등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가 '노무현 정신'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형소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그대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서도 경찰에게 비대한 권력이 주어지는 만큼, 보완수사권 등 방지책이 있어야 한다고 수차례 말해왔다. 하지만 여당 강경파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
비단 검찰 수사권 폐지 논란에만 노 전 대통령이 거론되는 것은 아니다. 전당대회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단골 소재가 됐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자신이 검찰 개혁을 완성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는 법안 통과 직전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다. 노 전 대통령님 그립다"고 말하기도 했다.'노무현 적통론'을 두고 당권 주자들이 입씨름을 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을 강조하며 치고 나가자 송영길 전 대표가 정 전 대표가 정동영계 출신으로 노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과거 이력을 꺼내 들었다.또 다른 당대표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을 돕지 않고 정몽준 전 의원을 도왔던 점도 거론되며 분위기가 과열됐다.여기에서 또 한번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금의 민주당 상황은 썩 곱지 못한 듯하다.친여 성향의 노영희 변호사는 "노무현 정신을 자꾸 방패막이 삼아서 뭐든지 다 하려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친여 성향인 김준일 정치 평론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을 우선시 했다. 검찰 개혁으로만 말하기엔 복잡한 인물"라고 했다.야권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민주당 내부의 끊임없는 '노무현 소구'에 부정적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17년 전 그분의 불행한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무리들을 보면서 무덤 속의 노무현 대통령이 준엄하게 꾸짖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 목소리가 왜 저 무리들에게는 들리지 않냐 "고 했다.이런 비판에도 정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간섭하지 말라"며 유 전 의원을 되레 반발했다.정치권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그의 죽음이 정치적 도구로 소비되는 모습을 안타까워 한다. 특히나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되새길 노무현 정신은 바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 지는 자세'라고 강조한다.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수사가 계속되면서 노 전 대통령 스스로 책임을 통감했고, 극단적 행태로 양심을 표출했기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이다.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배우자의 뇌물 수수 혐의가 드러났고, 그 과정에서 불행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라며 "여기서 노 전 대통령이 보여준 행동은 수사에 남 탓이 아니라 스스로 결자해지 하는 책임을 보여준 것이다. 자신을 희생해 정파와 가족을 살린 모습에 그가 여전히 국민들에게 좋은 대통령이란 인식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