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력 없는 보완수사 요구…검경 '사건 핑퐁' 우려검사 직접 영장청구 제한…헌법상 통제 기능 약화7대 범죄만 전건 송치…경제·마약범죄 등 사각지대공소기각 사유 확대…"판례 명문화 아닌 새 기준 추가"헌재 구조상 '위헌 결정' 기대 쉽지 않아 대통령이 '거부권 결단' 통해 법안 제동 걸어야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영장청구권 제한과 전건 송치,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 공소기각 사유 확대 등 개정안 곳곳에 담긴 독소조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개별 조항은 서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검찰의 사후 통제 기능을 줄이고 경찰과 공소청 중심으로 형사사법 체계를 재편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들 독소 조항들은 심지어 상당 부분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각종 위헌적 요소를 지닌 법안에 제동을 걸 방법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 뿐이라는 여론이 시간이 갈 수록 더 커지고 있다. 위헌 부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개별 조항 부분들에 국한되고 현재 헌재의 '좌파 편향 구조'를 감안할 때 '위헌 결정'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만 남겼다. 검사의 직접 영장청구를 제한하고 일부 범죄에 전건 송치를 도입하는 한편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도 확대했다.
  • ▲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보완수사권폐지)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보완수사권폐지)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직접 보완수사 폐지 … 검경 '사건 핑퐁' 우려

    가장 큰 변화는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수사해 사건을 마무리하던 방식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미흡한 수사를 발견해도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결과를 다시 넘겨받아야 한다. 사건을 한 기관에서 끝내기보다 검찰과 경찰을 오가는 절차가 기본 구조가 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는 '사건 핑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기록이 방대한 경제범죄나 다수의 관련자를 조사해야 하는 사건일수록 지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지난 5년간 보완수사 요구 제도는 사건 핑퐁과 책임 떠넘기기라는 부작용을 드러냈다"며 "직접 보완수사가 모두 요구 방식으로 바뀌면 사건 지연과 수사 품질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검사 직접 영장청구 제한 … "헌법상 통제 기능 약화"

    개정안은 검사가 직접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조항을 삭제하고 경찰이 신청한 영장만 법원에 청구하도록 했다.

    형식적으로는 영장청구권이 유지되지만 실제로는 경찰이 신청하지 않으면 검사가 독자적으로 강제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영장청구권이 형식적 권한으로 축소되면서 검찰의 사후 통제 기능도 함께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변호사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헌법상 권한인데 신청을 전제로 제한한 것은 상당한 제약"이라며 "헌법재판소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를 하며 퇴장하고 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를 하며 퇴장하고 했다. ⓒ뉴시스
    ◆ 7대 범죄만 전건 송치 … "범죄별 형평성 논란"

    개정안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에 대해서만 전건 송치를 도입했다. 기존 아동학대·가정폭력에 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를 추가해 경찰이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사건을 공소청으로 보내도록 했다.

    민주당은 피해자 보호 공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하지만 경제·금융·증권·마약범죄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피해 규모가 큰 범죄라도 경찰이 불송치하면 공소청이 사건을 다시 살펴볼 기회가 제한된다.

    일부 범죄만 예외적으로 다시 검토하도록 하면서 형사사법 체계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범죄 유형에 따라 재검토 기회가 달라지는 형평성 논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 … "위법 수사 통제 약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도 폐지된다. 특사경은 식품·환경·노동·관세 등 전문 분야 범죄를 담당하는 만큼 그동안 검찰의 법률적 통제를 받아왔다.

    보완수사권 폐지와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가 함께 시행되면 검찰이 사건을 사후적으로 점검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는 범위는 지금보다 더 좁아진다. 위법 수사나 부실 수사를 걸러낼 안전장치도 함께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검찰. ⓒ뉴데일리DB
    ▲ 검찰. ⓒ뉴데일리DB
    ◆ "공소기각 사유, 현행 통제 장치로 해결 가능"

    개정안은 기존 공소기각 사유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된 때'와 '검사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를 제기한 때'를 추가했다. 민주당은 대법원 판례를 법률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공소기각 기준을 도입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학을 가르친 황도수 변호사는 "판례가 공소제기 절차의 위법을 인정한 것은 함정수사와 같은 제한적인 경우"라며 "이번 개정안처럼 '중대한 위법수사'라는 포괄적인 문구를 공소기각 사유로 둔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판례를 반영하려 했다면 구체적인 요건을 조문에 명확하게 규정했어야 한다"며 "현재 문구대로라면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법에도 위법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는 충분하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배제되고 위법수사는 별도로 처벌된다. 공소 자체를 기각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은 추상적인 표현이어서 자의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 불확실성과 절차적 공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