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역사 해설부터 객석·옥상 전망대까지… 전 KBS 아나운서 유정아 해설지난 5월 외국인 대상 출발 후 7월부터 내국인까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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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0일 진행된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세종문화회관
서울 광화문광장에 서면 한국의 전통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웅장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1978년 개관해 수많은 역사와 예술의 순간을 함께해 온 세종문화회관이다. 화려한 조명이 켜진 무대 위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익숙하지만, 두꺼운 암막 커튼 뒤편의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세종문화회관의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Sejong Backstage Tour)'는 평소 일반 관객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던 무대 뒤 공간을 직접 발로 누비며 공연 예술의 제작 이면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투어의 시작은 극장 내부가 아닌 탁 트인 광화문광장이다. 참가자들은 무선 수신기를 귀에 걸고 해설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조선시대 육조거리부터 현대 시민운동의 중심지에 이르기까지 광화문 일대의 역사를 짚어본 뒤 본격적인 건축 해설로 들어간다.세종문화회관은 1972년 화재로 전소된 서울시민회관을 대체할 종합 공연장으로 건립됐다. 한국 1세대 건축 거장 엄덕문 선생이 설계한 이 공간은 전통 한옥의 미학을 담고 있다. 대극장은 집의 중심인 '안채', 계단 위 중정은 '안뜰', M씨어터는 손님을 맞이하는 '사랑채'에 비유된다.처마와 추녀의 유려한 곡선을 살린 지붕, 국산 화강암 324개를 이어 붙여 비천상을 양각으로 새긴 팔각기둥을 지나 로비로 들어서면 미디어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작품 '호랑이는 살아있다'가 관람객을 맞아준다. 이어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난간과 벽면의 보랏빛 박쥐 문양이 눈에 띈다. 동아시아에서 행운과 액막이를 상징하는 박쥐 문양처럼, 극장 구석구석에는 공연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도가 서려 있다. -
- ▲ 지난달 30일 진행된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세종문화회관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일반 관객에게 베일에 싸여 있던 대극장 백스테이지다. 3022석 규모의 극장 무대 뒤로 들어서면 객석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약 40m 높이의 천장에는 무대 세트와 막을 일사불란하게 오르내리는 36개의 바턴과 고공 캣츠워크에 배치된 485여 개의 조명기구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지름 17m의 회전무대와 특수 효과용 승강무대, 개관 당시 동양 최대 규모(8098개 파이프)를 자랑했던 파이프오르간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까지 무대감독과 전 KBS 아나운서 유정아 해설의 설명으로 명쾌하게 풀어진다. 배우들이 숨 가쁘게 동선을 오가는 통로와 탈의실, 배우별 이름과 배역이 적힌 가발 거치대, 무대 의상이 걸린 분장실을 둘러보는 과정은 마치 제작진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투어는 대극장뿐만 아니라 세종문화회관이 자랑하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으로 이어진다. S씨어터는 무대와 객석 배치가 자유로운 가변형 '블랙박스' 공간으로, 천장 그리드와 체인 호이스트를 활용한 실험적 연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M씨어터는 609석 규모로 연극·뮤지컬에 최적화된 프로시니엄 극장이다. 지하 1층까지 내려가는 오케스트라 피트(OP)의 입체적 활용을 보여준다. 체임버홀은 굴곡진 목재 패널 구조로 고음은 반사하고 저음은 일부 흡수해 자연 음향을 극대화한 클래식 전용 홀의 음향학적 비밀을 배운다. -
- ▲ 지난달 30일 진행된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세종문화회관
투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촬영의 자유다. 공연 중에는 엄격히 금지되던 극장 내부 촬영이 이곳에서는 무대 세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에서 허용된다. "사진 찍지 마세요"라는 엄숙한 경고 대신, 참가자들은 가벼운 편안한 신발을 신고 휴대폰 카메라에 자신만의 시선을 담기 바쁘다.약 70분간 진행되는 투어의 마침표는 오는 10월 개방 예정인 옥상 전망대에서 찍는다. 이곳에 오르면 경복궁과 광화문광장은 물론, 이를 둘러싼 북악산·인왕산·낙산의 수려한 풍경과 옛 의정부 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심의 역사성과 문화예술적 상징성을 동시에 느끼며 서울의 아름다운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지난달 30일 투어에 참가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여성 일롱카(54)는 박효신의 오랜 팬으로 뮤지컬 '베토벤'을 보러 왔다가 세종라운지에 걸린 백스테이지 투어 포스터를 발견하고 신청했다. 그는 "항상 객석에서만 공연을 보다가 배우들의 드레스룸, 소품 등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다"고 밝혔다.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첫선을 보인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를 7월부터 내국인 관객까지 확대해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내국인)과 목요일(외국인)에 각각 진행되며, 회당 최대 25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누리집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