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국회서 김장겸 기습 취재하다 경고 받아국회사무처 '경고' … 언론환경개선자문위 '주의' 1·2심 "취재 자유 한계 넘어, 국회 질서 어지럽혀"뉴스타파, '美 잠입취재' 판례 들어 공정 판결 촉구김장겸 "고발취재와 기습취재, 비교 대상 아니다"
  •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뉴스타파가 미국 방송사의 잠입취재 사례를 거론하며 자신들의 취재 방식을 옹호하고 나서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취재를 빙자한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억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김 의원은 자신과 뉴스타파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국회 기습 취재' 사건에 대해 1·2심 법원이 모두 뉴스타파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혀가 길어질수록 자신들의 잘못만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혀가 길고 기가 찹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뉴스타파가 이날 공개한 칼럼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美 잠입취재 사례 꺼낸 뉴스타파 … 김장겸 "비교 자체가 성립 안 돼" 


    앞서 뉴스타파는 미국 ABC방송 취재진이 상한 고기를 판매한 대형 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해 불법 행위를 촬영했던 이른바 '푸드 라이온(Food Lion)' 사건을 소개하며, 언론의 취재 자유를 위축시키는 판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이 김장겸 의원을 상대로 진행한 이른바 '엠부시 취재'에 대해 국회사무처가 내린 경고 처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대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두 사건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한 고기를 판매한 기업의 불법을 고발한 잠입취재와 국회 복도에서 취재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는데도 사람을 바짝 따라붙고 앞을 가로막으며 답변을 강요한 행위를 같은 선상에 놓았다"며 "억지도 이 정도면 재주"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뉴스타파 PD가 저에게 한 행동은 취재가 아니었다"며 "취재를 빙자한 폭력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 "취재 거부에도 앞 길 막고 통행 방해" … 김장겸이 공개한 法 판단


    김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항소심 판결문 핵심 내용을 직접 공개했다.

    그가 인용한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뉴스타파 측이 사전 취재 허가 없이 김 의원의 명확한 취재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계속 취재를 시도했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던 김 의원의 앞을 가로막아 통행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원고(뉴스타파)는 사전에 취재 허가도 없는 상태에서 피해 의원의 분명한 취재 거부 의사표시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여 무리하게 취재를 시도함으로써 상당한 소란을 일으켰고, 토론회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급히 간담회장으로 이동 중인 국회의원의 앞을 막아섬으로써 통행을 방해했다"며 "원고가 국회청사 내의 질서를 어지럽힌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또 "원고는 토론회 참석을 위한 방문증만을 교부받아 청사에 출입한 후 협의되지 않은 대상을 상대로 기습적인 취재 시도를 해 국회청사의 질서를 어지럽혔으므로 이것이 취재의 자유에 의해 정당화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은 취재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나 국회청사의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를 제재하는 것일 뿐 정당한 취재 활동을 제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곧바로 언론의 취재 활동이 위축된다거나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법원은 명확하게 이번 사안을 '정당한 취재'가 아니라 '국회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 "경고였기 때문에 인정된 것처럼 왜곡"

    김 의원은 뉴스타파가 이번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을 일부만 인용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뉴스타파는 국회의 처분이 단지 '경고'였기 때문에 법원에서 인정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왜곡 전문가 아니랄까 봐 유리한 부분만 골라 짜깁기하는 수준이 뉴스타파답다"고 지적했다.

    또 "'엠부시 취재'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인다고 폭력이 취재로 둔갑하지 않는다"며 "뉴스타파가 자랑스럽게 포장해 온 이 행태는 같은 언론인 사회에서도 질타와 반성의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출입기자 등으로 구성된 국회 언론환경개선자문위원회에서도 '지금이 무슨 쌍팔년 시대냐'며 뉴스타파의 행태를 성토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 국회사무처도 '경고' … 언론환경개선자문위도 '주의'


    양측의 갈등은 2024년 7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회에서 열린 '가짜뉴스로 본 공영방송의 내일' 세미나를 마친 김장겸 의원에게 의원회관 복도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 안 한다", "비켜달라", "예의를 지켜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뉴스타파 취재진이 계속 촬영과 질문을 이어가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 의원은 이후 "봉변을 당했다"며 "취재를 빙자한 폭력"이라고 주장했고, 국회사무처에 공식 신고했다.

    국회사무처 의회방호과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어 같은 해 9월 국회 언론환경개선자문위원회도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

    반면 뉴스타파는 당시 "폭력은 없었다"며 약 1분 30초 분량의 무편집 영상을 공개했고, "국회는 공적 공간이며 국회의원은 공적 인물인 만큼 언론의 질문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뉴스타파는 국회사무처의 경고 처분이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 "사실상 대법원까지 압박"

    김 의원은 뉴스타파가 이번 칼럼에서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데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칼럼 말미에서는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주문했다"며 "자신들의 파렴치한 행동을 '표현의 자유'로 포장해 대법원까지 압박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타파는 혀가 길어질수록 자신들의 잘못만 더욱 선명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이런 변명문을 쓸 시간에 민주당이 강행한 이른바 '국민 입틀막법'부터 비판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