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연 '피켓팅'의 이면 … 암표상 수법에 분통매크로 미사용도 처벌, 부정 수익 최대 50배 부과신고 포상금 제도로 암표 시장 근원적 차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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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크로를 돌려 인기 콘서트 티켓을 싹쓸이하는 암표상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 ⓒGemini
[편집자주] 이거 불법인가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궁금증을 가져봅니다. 하지만 법은 어렵고, 판례는 더 어렵습니다. '정혜영의 생활법률.zip'은 실제 사례를 통해 일상 속 법률 궁금증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립니다. 뉴스로 끝나는 법이 아닌, 내 삶에 필요한 법 이야기를 전합니다. '정혜영의 생활법률.zip' 연재물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법 때문에 '함정'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콘서트 예매가 시작되는 순간, 수만 명의 손가락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른바 '피켓팅(피가 튀는 티켓팅)'이다.그런데 2024년 2월 15일, A씨는 마우스 대신 프로그램을 움직였다.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기 공연 티켓을 쓸어 담기 위한 '작업'이었다.◆ 피켓팅 뚫은 '매크로' … 26장 싹쓸이한 수법은A씨가 사용한 것은 공연 선택부터 공연일, 좌석 선택까지 정해진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처리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이를 이용해 입장권 판매 사이트에 접속해 일반적인 예매 방식보다 빠르게 티켓 확보에 나섰다.1인당 구매 제한을 피하기 위해 본인 명의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명의 계정까지 동원했다. 총 3개의 계정으로 입장권 판매 대행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뒤, 마치 여러 명의 구매자가 실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는 것처럼 가장했다.A씨의 '티켓 사냥'은 반년 넘게 이어졌다. 그는 2024년 2월 15일부터 같은 해 8월 21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콘서트 등 공연 입장권 26장을 확보한 뒤 웃돈을 붙여 불특정 다수에게 되팔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수익만 756만5800원에 달했다.인기 공연이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동안, A씨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다중 계정을 이용해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기회를 가로챈 셈이다.결국 A씨의 '티켓 사냥'은 법정으로 이어졌다.◆ 지인 계정·매크로 꼼수 … 법원 "예매 시스템 교란한 업무방해"그렇다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티켓을 선점하고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는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6월 16일 A씨의 행위가 단순한 티켓 재판매가 아니라, 예매 시스템의 제한을 우회해 판매업체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법원은 A씨에게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756만58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재판부는 공연 주최 측이 일반 소비자의 공정한 구매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비정상 접근 차단 등 여러 관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A씨는 이러한 제한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계정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외관상 정상적인 구매처럼 보이게 해 예매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
- ▲ 오는 8월 28일부터 시행될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부정 구매와 부정 판매 행위 자체를 금지 대상으로 삼고,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 중개업자에게 부정 거래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를 부과했다. ⓒ뉴데일리DB
◆ "매크로 안 써도 처벌" … 현장 단속서 '강력 제재'로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프로야구나 아이돌 공연 입장권을 수십 장씩 다량 판매한 암표상들이 대거 적발되고 있는 가운데, 암표 거래를 둘러싼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과거 암표 거래를 줄이기 위한 법적 대응은 현장 단속에서 시작됐다. 경범죄처벌법은 경기장 등에서 입장권을 웃돈을 받고 판매하는 행위를 '암표 매매'로 규정해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했다.하지만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과 SNS를 통한 암표 거래가 늘면서 현행 규정만으로는 변화한 거래 방식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에 2024년 3월 22일부터 시행된 공연법 개정으로 매크로 프로그램 등 자동화 도구를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판매하는 행위까지 처벌 범위가 확대됐다.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매크로 사용 여부를 실제로 입증하기 어렵고, 처벌 수준이 불법 거래 수익에 비해 낮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범죄 수익을 몰수·추징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암표 거래로 얻은 이익을 환수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신고 포상금제 도입 … 공정한 예매 질서 회복될까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6년 1월 국회를 통과한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오는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개정안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부정 구매와 부정 판매 행위 자체를 금지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 중개업자에게 부정 거래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를 부과했다.아울러 부정 거래 신고를 담당하는 기관을 지정하고, 신고 기관이 판매자와 중개업자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 근거도 마련됐다. 부정 판매자에게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해 불법 수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
- ▲ 정혜영의 생활법률.zip은 실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일상 속 법률 궁금증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립니다. ⓒGemini
◆ 한 줄 생활법률.zip"매크로 안 썼는데요?" 이젠 안 통합니다. "벌금 내고 말지" 하다가 걸리면 최대 50배 과징금을 물게 됩니다. 암표 수익 전액 몰수는 기본, 신고 포상금 제도로 국민 모두가 감시자로 나섭니다. 암표를 판 사람뿐 아니라 산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법 개정안은 암표를 뿌리 뽑겠다는 확실한 약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