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설계자'의 연임 제안? … 국힘 "독재 선언"李 연임 군불 떼자 … 여당도 "말 안 되는 소리""욕 나오려고 하네" … 유인태, '개헌론'에 일갈전당대회 앞둔 민주당 … '의장발 악재'에 '동동'靑, 싹뚝 선 긋기 "사전 교감도, 가능성도 없어"
  • ▲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조정식 국회의장의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 언급이 여야를 동시에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조 의장의 발언을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독재 선언'이라고 총공세에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헌 논란이 정치적 부담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잇달아 선 긋기에 나섰다. 국회의장실과 청와대도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에서 돌아오기도 전에 정권이 문닫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은) '연임은 없다' 5글자를 말씀하고 들어오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조 의장의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을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규정하고,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에게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직접 천명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논란은 조 의장이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권력 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답하면서 불거졌다.

    특히 조 의장은 "여러 정치적 당사자가 합의해야 할 문제"라며 "(현직 대통령의 연임)도 개헌안에서 이슈가 될 텐데 개헌자문위원회나 개헌특별위원회를 통해 의견이 수렴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현행 헌법상 개헌을 통해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중임을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직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연임을 허용하려면 이 조항 자체를 개정하거나 삭제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 가운데 친명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조 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연장 의중을 반영한 메시지라고 야권은 보고 있다. 

    장 대표는 "단지 조 의장의 개인 의견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 대선 설계자가 이제 연임 설계자로 나선 것"이라며 "이 대통령과 친명(친이재명)이 이렇게 연임에 목매는 이유는 명확하다. 범죄를 피할 길이 연임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의 개헌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의 개헌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조 의장의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 파장은 여당으로도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조 의장 발언의 정치적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거리 두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개헌 논란이 당의 핵심 의제를 집어삼킬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개헌이 이뤄지더라도 현직인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의장님께서 말씀하신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연임 이야기는 정말 막무가내식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장의 발언이 이 대통령의 연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야권의 공세를 일축하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려는 모양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도 어려차례 말했다. 현행 헌법상 (이 대통령 연임은) 가능하지 않다고"라며 조 의장의 발언과 거리를 뒀다. 

    조 의장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정말 또 욕 나오려고 그런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전날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서 "오늘도 점심에 당 상임 고문들하고 여럿이 했는데 그런 말이 돈다고 하니까 이구동성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 역시 조 의장의 발언에 잇달아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다.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개헌 논란이 당권 경쟁의 변수로 떠오르는 것을 차단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서 "국회의장이 원론적으로 국민들의 뜻을 따르겠다고 얘기한 것인데, 이렇게 비화될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디테일에 좀 약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송영길 후보도 MBC '뉴스투데이'에서 "헌법 128조 2항에 따라 헌법 개정, 특히 연임이나 임기 연장에 대한 규정은 당해 연도 대통령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조 의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송 후보는 "이것조차 바꾼다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받기 어렵다"며 "연임 문제가 결부되면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동의가 어렵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의장실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일부 보도는 의장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개헌이나 권력 연장을 전제로 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조 의장과 '대통령 연임 개헌'에 대한 사전 교감이 없었다며 거리를 뒀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기사를 보고 기자들 전화를 받고서야 상황을 알았다"고 선을 그었다. 

    홍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연임 개헌은 가능하지도 않다'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고, 헌법 128조 2항 내용을 이미 대통령께서도 잘 인지하고 계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