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모방 우려 있는 '자살보도' 자제 당부"AI 활용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구축 계획 발표네티즌, 자살예방 취지엔 공감 … 언론 통제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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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명인 자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를 자제하도록 하고, 온라인상 자살 유발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24시간 감시하는 내용의 범정부 대책을 내놓으면서 '자살 예방'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 정부가 모방 위험이 큰 자살 사건에 대한 보도 규제를 강화하고 온라인 자살 유발 정보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미디어·온라인 분야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유명인 자살 이후 모방 자살이 증가하고, 온라인상 자살 유발 정보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생산-유통-보호' 3축을 중심으로 건강한 미디어·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앞으로 유명인 자살, 청소년 자살, 일가족 사망 등 모방 위험이 큰 사건에 대해 언론사에 보도 자제를 당부하기로 했다. 또 언론계 자율심의기구와 협력해 자살보도 준칙 위반 건수를 분기별로 공개하고, 일정 횟수 이상 위반한 언론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AI를 활용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악의적이거나 수익을 목적으로 자살 유발 정보를 유포하는 경우에는 경찰이 집중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방송통신심의 절차도 강화해 심의 전 사업자에게 직접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긴급조치권' 도입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유명인 자살 이후 나타나는 이른바 '베르테르 증후군'을 차단하고 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온라인 자살 유발 정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기자협회 자살예방 보도준칙 역시 '자살 사건은 가급적 보도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장소를 보도하지 않는다', '유족의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으며, 언론계도 '자살 예방'이라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이번 대책이 시행될 경우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쟁점은 '유명인'의 범위다.
연예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정치인이나 공직자 역시 유명인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정치인 자살 사건까지 보도 자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언론계에서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공적 인물의 사망은 국민의 알 권리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단순히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보도를 자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보도준칙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언론사의 명단을 공개하고 정부 지원사업 참여까지 제한하는 조치는 사실상 정부가 언론사에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온라인 입틀막법' 논란과 맞물려 정부의 온라인 규제 기조가 언론 영역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번 대책을 두고 다양한 우려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언론 규제, 댓글 규제, 부동산 규제까지 할 줄 아는 게 규제뿐", "정치인 관련 자살 사건도 보도 못 하게 되는 것 아니냐", "공산당식 통제 아니냐", "자살 예방 취지는 이해하지만 언론 자유까지 침해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어디까지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인지 걱정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선정적인 자살 보도는 분명 줄여야 한다", "청소년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자살을 미화하거나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보도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책은 생명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어느 선까지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논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국민, 특히 청소년들이 안전한 온라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건강하고 책임 있는 미디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제도 운영 과정에서는 '모방 자살 예방'이라는 정책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언론 자유와 공적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