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금융사 권력 향한 당정의 무자비한 칼날與 출신 국회의장, '대통령 연임 개헌' 띄우기민간 연임은 '탐욕'이라면서 권력 향한 잣대는 왜 유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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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식 국회의장ⓒ이종현 기자.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당정이 꺼내 든 칼은 무자비할 정도로 날카롭다. 가이드라인을 넘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직접 명시해 3연임을 원천 차단하고, 이사회마저 전원 독립이사로 채워 경영진을 배제하겠단다.이유는 명확하다. "이너서클의 부패와 셀프 연임은 시장의 자율 정화 기능으로 안 되니, 국가 법령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논리다. 주주들이 성과를 인정해 지지하든 말든, 기업의 자율적 지배구조 선택권이 어떻게 되든 간에 국가가 정한 룰 안에 갇혀야 한다.민간 기업의 경영 자율성은 '관치'라는 이름의 거대한 통제 앞에서 무력하다.그러나 시선을 정치권으로 돌리면 풍경은 180도 달라진다.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조정식 국회의장은 87년 체제 40주년을 맞는 내년을 '개헌 골든타임'이라 외치며, 여권이 그토록 '음모론'이라며 극구 부인해 온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에 대해 "결국 주권자 국민의 선택"이라며 슬그머니 빗장을 풀었다.정치권이 민간 금융사 CEO의 연임은 '부패한 이너서클의 장기 집권'으로 규정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쥔 정치 권력의 연임 가능성은 '주권자의 결단'이라는 숭고한 민주주의 수사로 포장한 셈이다.민간 기업의 연임은 탐욕이고, 정치 권력의 연임 시도는 왜 갑자기 토론의 장인가?권력을 바라보는 잣대가 이렇게 달라져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잣대는 남을 재기 전에 자신부터 재야 한다. 더욱이 대통령과 금융지주 회장은 서로 견줄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국가 권력의 정점이 연임을 꾀하는 구조는 치명적인 권력 사유화의 우려를 낳는다.장기 재임이 권력 집중과 내부 유착을 낳는다는 것이 당정의 문제의식이라면, 그 원칙은 민간 금융회사보다 국가 최고 권력에 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반대로 국민과 주주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도 시장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금융지주 회장은 장기 재임하면 '이너서클'이 생기니 법으로 막아야 한다면서 국가 최고 권력의 연임 가능성은 '국민이 선택하면 된다'고 한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일 뿐이다.부패한 집단이라 낙인 찍은 민간에는 '법의 장벽'을 세워놓고, 정작 자신들의 권력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합의'라는 유연한 논리를 꺼내는 이유가 무엇인가.개혁의 대상은 언제나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어야 한다. 규제의 칼날은 누구에게나 공정할 때만 생명력을 얻는다. 남의 지배구조를 입에 올리기 전에 자신을 향한 잣대부터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그들이 외치는 어떤 개혁의 명분도 국민의 차가운 신뢰 상실을 비켜 갈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