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명예 위해 범죄도 불사한 괴물 조직""MBC도 헌법적 관점의 심층보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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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자 수를 조작한 초유의 사건이 드러난 것을 두고, MBC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 강명일)이 "더 이상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맡길 수 없다"며 선관위 해체까지 거론하는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MBC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궤를 달리하는 MBC 사내 노조 중 한 곳이다.
- ▲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해 증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종현 기자
MBC노조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중앙선관위 압수수색을 통해 선관위가 충격적인 '짬짜미' 투표율 조작을 스스럼없이 자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투표율 수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주변 여러 투표소의 투표율까지 다시 조작해 오류가 없었던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라며 합수본의 수사 결과를 언급한 MBC노조는 "더 충격적인 것은 중앙선관위 직원이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우리끼리 해결하자'고 제안했고, 경기도선관위와 읍·면·동 선관위가 이를 그대로 따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은 '조작해서 공시해도 국민만 모르면 된다'는 인식이 조직 내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엄청난 범죄를 하급 조직이 거리낌 없이 따랐다는 것은 이런 방식이 이미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더 많은 범죄와 사건들이 그냥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특히 정상적인 오류 수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MBC노조는 "실무자가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하는 일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정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런데 왜 정상적인 절차 대신 중앙선관위와 하부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투표율 조작의 길'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선관위는 개인 직원의 입력 실수를 공식 기록으로 남기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관리의 무결성에 흠이 생겼다는 기록을 남기기보다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데 더 집착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범죄인지 여부와 국민주권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조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괴물 같은 조직이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이번 사건이 조직 내부의 자정 기능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C노조는 "한번 범죄를 저지르고 그 비밀을 함께 공유한 조직에서는 더 큰 비리나 선거 부정이 발생하더라도 내부 고발이 쉽지 않다"며 "공정성이 생명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범죄로 오염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의 과거 선거관리 기록과 입력 과정을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하며, 선관위 해체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C를 향해서도 이번 사안을 단순한 스트레이트 뉴스로만 다뤄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MBC노조는 "MBC도 이 일을 단발성 뉴스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의미와 파장을 헌법적 시각에서 짚는 심층 뉴스로 다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23일 중앙선관위와 서울 송파·강남·서초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실무자들이 선거 당일 실시간 투표자 수 집계 과정에서 발생한 입력 오류를 정상적인 절차로 수정하지 않고 서로 공모해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선관위의 선거 통계 시스템 조작 의혹을 겨냥한 첫 강제수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