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분리 송치 방안 검토했으나 아직도 송치 안해국수본, 수사 보완 지시…처분 연기"제기된 의혹들 한 번에 마무리해야"9개월째 결론 못 내…늑장 수사 비판
  •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정상윤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정상윤 기자
    공천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특혜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경찰청이 일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마무리하고 처분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서울청에 수사 보완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처분이 더 미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여권 핵심 인사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경찰 내부에서도 사건 처분을 두고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리 송치 검토하던 서울청…국수본은 일괄 송치

    9일 경찰에 따르면 국수본이 서울청에 추가 수사를 지시하면서 김 의원 사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수수 의혹, 차남 취업 특혜 의혹 등 총 13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청은 김 의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 법리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수사 진행 정도에 따라 분리 송치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4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결과가 나온 부분은 먼저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 분리 송치를 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수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혐의별로 결론을 먼저 내리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수본이 김 의원 사건에 대해 모든 혐의를 검토한 후 한 번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내리면서 서울청과 입장차를 보였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지난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청에서 여러 의혹 중 일부에 대한 1차적인 결론을 갖고 있지만, 국수본에서 추가적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수사가 마무리된 부분과 안 된 부분이 혼재돼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제기된 의혹을 한꺼번에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청이 검토한 분리 송치 카드가 사실상 미뤄진 셈이다. 일부 혐의에 대한 처분이 임박했다는 예상과 달리 국수본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서성진 기자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서성진 기자
    ◆여권 인사 수사에 부담감 작용?…9개월째 늘어지는 수사

    경찰이 9개월 가까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처분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수사 기간을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현행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할 경우 원칙적으로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다만 이는 훈시규정으로서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지 못하더라도 벌칙조항은 없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의 신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규정이기 때문에 3개월이 넘어간다고 해서 위법한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서울청이 이전부터 "마무리 단계" "법리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해왔지만 국수본이 뒤늦게 수사 보완을 지시하면서 서울청과 수사 방향이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여권 핵심 인사로 분류됐다는 점도 경찰의 부담의 작용했을 것이란 비판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일선 경찰관은 "혐의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더라도 통상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면 처분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혐의점 보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