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일대가 아파트로 가득 차 있다. ⓒ서성진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현직 서울 구청장 12명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민선 9기 서울시정과 자치구 행정의 첫 과제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속도전이 떠오르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집값과 전월세 불안,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서울 표심을 가른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정비사업 지원 체계 정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8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선거 이후 업무에 복귀한 현직 구청장들은 정비사업 추진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관련 조직을 구청장 직속으로 두거나 전담 지원 체계를 신설해 인허가와 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재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소속 현직 구청장들은 '정비사업 신속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취임 전부터 관련 조직 정비에 착수하고 있다.
◆ 구청장 직속 조직 띄우고 정비사업 속도전
재선에 성공한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당선 직후 1호 결재로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 계획을 확정했다. 그동안 부서별로 나뉘어 처리되던 정비사업 인허가와 지원 업무를 구청장 직속 체계로 묶어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지원단은 서초구 내 79개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민원이 발생한 현장을 구청장이 직접 찾아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 구청장은 "매일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재건축은 단 하루도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수희 강동구청장도 재선 이후 구청장 직속 도시개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재개발을 앞둔 명일동 주요 단지 등 지역 내 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직접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구정 업무에 복귀한 이기재 양천구청장 역시 66개 구역 도시정비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천구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출근 당일 민선 9기 핵심 정책인 재건축·재개발 완성과 교통 인프라 확충 현안을 점검했다. 이 구청장은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하며 확실한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구청장들도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최초 여성 3선 기초단체장이 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구청장 직속 정비사업 통합민원담당관 신설을 중심으로 한 '은평형 정비사업 쾌속 지원 패키지'를 추진한다. 구역 지정부터 착공, 입주 완료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복잡한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는 간담회도 정례화해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주민 의견을 구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주택가 골목에서 열린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서울 최대 현안은 부동산"…정부 정책 전환 압박
오세훈 시장도 5선 성공 이후 부동산 문제를 새 임기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 4일 캠프에서 진행한 승리 선언에서 "지금 서울의 최대 현안은 부동산 문제"라며 "정부도 선거가 끝난 만큼 정책 방향 전환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선 연설에서도 "전세 물량 급감과 월세 폭등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임기 첫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과 관계 부처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2031년까지 31만 가구 공급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주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을 만나 지금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과 잘못된 파악에 대해 말해야겠다"며 "서울시민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시장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동시에 정비사업 속도전에 나서면서 민선 9기 초반 부동산 정책의 중심축은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단축과 민원 조정, 공급 확대에 맞춰질 전망이다. 다만 정비사업 활성화가 집값 안정과 주거 공급 확대라는 효과로 이어지려면 사업성 확보와 공공성, 임대주택 공급, 교통·기반시설 확충 등을 함께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