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5일 오후 잠실7동 제2투표소 개표가 마무리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재선거를 주장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경찰이 고발인 조사에 나서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8일 오전 10시께부터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총장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예산을 타가고 실질적으로 찍은 투표용지가 50%밖에 안되는데 나머지는 돈을 어떤 용도에 쓰겠다는 건가"라며 "그래서 업무상 횡령을 고발 조치했고, 경찰에서 압수수색을 해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민위는 지난 3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오민석 서울시선관위원장,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 등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날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투표용지 배급 기준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노 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를 불러 특정 지역에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했다는 의혹과 선거 관리 부실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포함한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용지가 일찍 소진되며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등 투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초 투표 마감 시각은 오후 6시까지였으나 선관위는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중앙선관위가 이번 지방선거부터 각 시·도 선관위에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을 내린 것도 논란을 키웠다.
유권자들은 중앙선관위의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으로 투표에 차질을 빚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몰려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 위원장과 허 총장 등 선관위 간부들은 지난 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 역시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행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수본을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합수본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과 검찰 내부에서 선거 사건을 전담하는 인력들이 파견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합수본 사무실 규모와 파견 인력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자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이 사라지면서, 직무유기 외 선거법 위반 사안에 대해 경찰이 전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