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나라 러시아서 관객 호응 클 것"
  •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첫 실전훈련에서 선보인 '지젤' 연기에 대해 발레계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연아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첫 실전훈련에서 '지젤'을 주제곡으로 한 쇼트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예술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자평대로 김연아는 이날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발레 '지젤' 음악에 맞춰 격정적인 몸짓과 함께 점프와 스핀 등의 기술을 적절히 조화시킨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쳐보였다.

    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음악은 전체 2막으로 구성된 발레 '지젤' 중 2막의 처녀귀신 '윌리'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1막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지젤이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배신당해 괴로워하며 미쳐가는 장면의 배경 음악이다.

    피겨스케이팅 프로그램과 발레 연기와는 동작이나 구성 등이 크게 다른 만큼 김연아가 이번 프로그램에 발레 동작을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쇼트프로그램의 초반부에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는 음악을 깔고 후반부에 격정적인 감정이 폭발하는 느낌의 음악을 적절히 편집해 사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발레계 인사들은 평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26일 "'지젤'의 음악 속의 감정이라든지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피겨에 맞게 잘 표현한 것 같다"며 "실전의 완성된 연기를 봐야 알겠지만 감정 표현도 훌륭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연기가 훌륭했던 탓에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러시아 모스크바란 점이 김연아의 '지젤' 연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따랐다. 모스크바에는 세계적인 발레단인 '볼쇼이 발레단'이 있고 모스크바 시민들은 발레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 단장은 "러시아가 '발레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워낙 국민들이 발레를 좋아하니까 모스크바에 있는 피겨 팬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낭만 발레'로 유명한 '지젤'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더 점수를 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연아는 29일 밤(한국시간)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경기장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