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구형 일제 트럭들 방사포 발사 차량으로 사용”
  • 北선전매체들은 지난 11월 21일 김정은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승리 자동차 연합기업소'를 방무했으며, 여기서 자체 개발한 '5톤 트럭'을 시승했다고 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선전매체들은 지난 11월 21일 김정은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승리 자동차 연합기업소'를 방무했으며, 여기서 자체 개발한 '5톤 트럭'을 시승했다고 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최근 “자체 개발했다”고 자랑한 트럭이 실은 일본 자동차 회사의 소형 트럭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월 21일 “김정은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승리 자동차 연합기업소를 현장 지도했다”면서 “5톤급 신형 화물자동차를 자체 생산했다”고 선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하지만 북한이 자체 생산했다는 신형 5톤 트럭의 디자인이 日자동차 회사 닛산의 2014년식 ‘아틀라스 F24’와 매우 흡사하다”며 “현재 日닛산 자동차는 북한에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으로 트럭 생산을 허용하거나 직접 수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체계적으로 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없고, 독자적인 디자인, 설계 기술도 한계가 있다”며 “북한의 트럭은 日아틀라스 트럭 모델과 같다고 본다”는 자동차 전문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의 분석도 인용했다.

    김필수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다른 나라 자동차 모델을 복제하는 것이 가장 쉽고 용이한데 트럭은 투박하고 세밀하지 않아 승용차보다 제작하기가 용이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도어,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드 미러 등 일부는 바꿨을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어렵지 않게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실제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만든 트럭을 군용으로 이용한다”면서 日닛산 디젤공업사가 만든 6륜 구동 트럭이 122mm 방사포와 240mm 방사포 발사 차량으로, 日이스즈의 TW트럭을 122mm 방사포 발사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日닛산 자동차가 생산하는 1톤 소형트럭 '아틀라스 F24'.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日닛산 자동차가 생산하는 1톤 소형트럭 '아틀라스 F24'.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이 시찰했다는 승리 자동차 연합기업소는 1958년 북한의 첫 트럭인 2.5톤급 ‘승리-58형’을 조립한 공장으로 유명하다”면서 “김정은의 이번 시찰 이전에도 김일성이 19번, 김정일이 9번 방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지적처럼 김정은이 자랑한 ‘신형 5톤 트럭’은 日닛산의 ‘아틀라스 F24’와 많이 닮았다. 日닛산의 ‘아틀라스 F24’는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기아차의 ‘봉고’ 트럭처럼 사람을 더 태울 수 있는 더블 캡, 탑차, 리프트를 장착한 모델 등 다양한 파생형이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많이 팔린 모델이다.

    日닛산의 ‘아틀라스 F24’는 1982년부터 생산한 ‘H40’ 트럭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日닛산은 1982년 ‘F22’라는 소형 트럭을 내놨다. ‘아틀라스 F22’는 생산 이후 유럽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어 장수모델이 됐다. 이후 ‘아틀라스 F23’을 거쳐 2007년부터 ‘아틀라스 F24’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참고로 ‘아틀라스 F23’ 트럭은 과거 르노삼성에서 판매했던 1톤 트럭 '야무진'의 베이스 모델이기도 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는 5톤 트럭이 日닛산의 ‘아틀라스 F24’와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지만, 5톤 트럭이라고 주장한 점, 사진 속 크기로 볼 때 이보다 큰 ‘아틀라스 NT450’ 모델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아틀라스 NT450’은 한국에는 없는 2~4톤급 트럭으로 ‘아틀라스 F24’와 앞모습이 매우 흡사하며, 크기는 5톤 트럭에 맞먹는 수준이다.

  • '아틀라스 F24'보다 한 급 위인 '아틀라스 NT450' 트럭. 2~4톤급이다. ⓒ日닛산 자동차 홍보용 사진.
    ▲ '아틀라스 F24'보다 한 급 위인 '아틀라스 NT450' 트럭. 2~4톤급이다. ⓒ日닛산 자동차 홍보용 사진.


    어쨌든 김정은 정권은 日기업의 허락 없이 ‘짝퉁 트럭’을 만든 셈이다. 이는 과거 김정은이 신형 운동화 생산 공장에 가서 아디다스, 리복, 나이키, 아식스 등의 로고가 그대로 붙어 있는 짝퉁 신발을 들어 보이며 웃을 때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