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에는 정면돌파 의지 피력 "경제와 기업에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잘 안다"
  • 28일 청와대 본관을 방문한 기업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DB
    ▲ 28일 청와대 본관을 방문한 기업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이틀차 주요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이제 그렇게(사람중심, 소득주도 성장을)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쟁 혁신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G20 정상회의를 가보니 우리나라만의 고민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와 경제 기구의 한결같은 고민이고 화두"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 해법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해법이 아닌, 세계적인 경제 흐름과 함께 가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 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한다"며 "그 목표를 이루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 탈원전 등을 내세우는 정부의 새 경제 정책기조에 기업이 발맞춰달라는 압박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어 "(기업인과 껄그러운 대화 내용은)전혀없다. 어떡하면 (기업인들을)도와 드릴까 하는 내용이었다"며 "대통령이 말을 많이 했지만 더 적극적으로 청취하려는 의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발언을 지난 27일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날에는 문 대통령에 대한 발언이 소개 되지 않았다가 이날 만남 이후 소개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같은 말을 어제는 더 길게 했다"며 "전날과 크게 분위기가 달라지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은 청와대의 해명에도 앞다퉈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는 등 문 대통령 코드에 맞는 '약속'들을 내놨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GS허창수 회장이 일자리 창출과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GS리테일의 가맹점주에 대해서는 최저수입 보장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 밝혔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신동빈 롯데회장은 40% 이상의 인력을 여성 인재로 채용하는 것과 지난 10년 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렸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3년 간 롯데의 정규직화 전환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는 발언을 전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측정하고 그것을 평가에 포함하는 시스템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관계 법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라"고 당부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사회적 기업의 조달 시장 접근확대는 이미 검토중에 있고 평가지표에 사회 가치를 포하하는 장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만남에서는 지배구조·불공정 거래·최순실 사태·증세·최저임금·규제프리존·사드 보복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 할 수 있는 주제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