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시민단체 대표 지낸 非검찰 출신 형사정책 전문가
  • 법무부장관후보자로 지명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은 지난 2012년 2월, 경실련 중앙위의장으로 취임할 때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법무부장관후보자로 지명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은 지난 2012년 2월, 경실련 중앙위의장으로 취임할 때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새 법무부장관후보자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낙마한 안경환 전 서울대 법대 학장에 이어 비(非)검찰 법학교수 출신을 연달아 지명한 것은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脫)검사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새로운 후보자를 형법학·독일법 전공자에서 찾은 것은 한 번의 낙마 사태를 겪은 뒤, 인사에 대한 고려가 더욱 세심해진 반증으로 해석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박상기 후보자의 지명 사실을 밝히며 "박상기 후보자는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인권·교정·출입국 등 대국민 법무행정서비스 혁신을 책임지고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상기 후보자는 검찰·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법학자"라며 "검찰개혁위원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을 역임하는 등 학계와 시민사회·법무행정 현장에서 활동해온 이론가이자 실천가"라고 인선 배경을 부연했다.

    이날 법무장관후보자로 지명된 박상기 후보자는 전남 무안 출신으로 배재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독일 괴팅겐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모교인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형법학과 형사정책에 정통한 학계의 권위자로 존중받고 있으며, 형법학 총·각론 교과서도 집필한 바 있다.

    낙마한 전임 후보자 안경환 전 학장과는 같은 법학교수 출신이면서도 다른 점이 엿보인다. 안경환 전 학장이 헌법학을 전공했으며 영미법 전문가라면, 박상기 후보자는 형법학을 전공했고 우리나라의 법학과 실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독일법 전문가다. 한 차례의 낙마를 겪은 뒤 인선이 보다 세련돼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사화 의지는 후퇴하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박상기 후보자는 경실련 공동대표를 지낸 시민단체 출신이기도 하다.

    한국형사정책학회장과 형사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형사정책 권위자인데, 학계의 형사정책 전문가들이 대체로 검찰의 현재 수사관행에 비판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새 인선에서도 검찰개혁 의지는 여전히 엿보인다는 설명이다.

    박수현 대변인도 이날 인선 발표 직후 취재진과 문답에서 "법무부의 문민화(탈검사화)는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며 "개혁 업무를 추진할 적임자로서의 덕목이 가장 고려됐다"고 답했다.

    함께 발표된 국민권익위원장에는 박은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래창조과학부1차관에는 이진규 미창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임명됐다.

    박수현 대변인은 "박은정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 보호와 생명윤리 등 다양한 현안에 전문성을 갖춘 법학자"라며 "국민권익보호·부정부패척결·불합리한 행정제도 개선 등으로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어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진규 차관에 대해서는 "과학기술분야에 정통하고 업무조정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문가"라며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과학기술행정분야에서 최고의 정책통으로 추진력을 인정받아 과학기술계와 깊은 신뢰관계를 쌓아온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은정 위원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법대를 나왔으며,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인권재단 이사장과 대통령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대한법률구조공단 비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진규 차관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남고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 기술고시 26회 출신으로 미창부 인터넷정책관·연구개발정책관·기초원천연구정책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현재는 미창부 연구개발정책실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