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장병 생명 직결된 '무기 관리· 감독 체계' 허술함 드러내
  • 차기호위함(FFG) 3번 전북함.ⓒ뉴데일리DB
    ▲ 차기호위함(FFG) 3번 전북함.ⓒ뉴데일리DB

    1척 당 3,000억원이 넘는 해군의 최신예 차기호위함(FFG)이 안전절차를 무시하며 입항중 부두접안시설을 들이박아 1개월 동안 수리 한 것으로 뉴데일리 취재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초 해군 3함대 소속 신형 호위함 ‘전북함(2,300톤)’은 정기수리 일정으로 진해 해군기지내 제9부두에 접안(선박을 대는 행위)중 부두시설과 충돌하면 선수(뱃머리) 좌현 부분이 1.5m가량 강철외피가 찢어지는 사고를 입었다.

    해군 당국은 21일 이같은 사실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사고 당시, 기상이 상태가 좋지 못해 함장의 판단으로 직접 조함(함정의 이동을 지휘하는 기술)해 접안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기상청(창원 기상대)의 날씨 관측을 살펴보면 다소 구름이 낀 상태로 풍속이 약 3.6m/s(나무잎이나 작은가지가 계속 움직임, 가벼운 깃발이 펄럭임)수준으로 선박을 운항하기 어려운 날씨가 아니었다.

    결국, 안전절차를 위한 도선사 탑승을 무시한채 자의적 판단으로 입항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도선사는 "국제항해에 취항하는 대한민국 선박으로서 총톤수 500톤 이상의 선박, 국제항해에 취항하지 아니하는 대한민국 선박으로서 총톤수 2,000톤 이상의 선박"에 탑승해 입항토록 규정돼 있다.

    또 해군은 전북함 피해를 두고 단순한 ‘접촉사고’라고 해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사고 함정은 부두접안을 위해 부두접안을 책임지는 도선사와 함정을 밀어주는 YTL(함정 예인정)도착이 늦어지자 함장이 직접 자력 도선중 조함 미숙으로 사고 난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 접촉사고와 같다”고 말했다.

  • 차기호위함의 탑재 무기와 장비.ⓒ뉴데일리DB
    ▲ 차기호위함의 탑재 무기와 장비.ⓒ뉴데일리DB


    차기호위함은 해군 해역함대 전력증강의 핵심이다. 현재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 임무를 통합해 차기호위함 1대를 통합해 운용해 나갈 예정으로 매우 중요한 전력이다.

    이 함정은 지난 2014년 12월 31일 해군에서 3번째로 전력화 한 최신함정이다. 배수량 2,300톤, 길이 114m크기의 강철로 제작됐다. 특히, 해군은 전북함이 소나 및 어뢰음향대항체계 등 전투체계와 대공·대함미사일 등 유도탄을 탑재한 첨단함정이라고 소개해 왔다.

    때문에 적의 총탄을 막기 위해 강철로 된 함정의 앞부분이 찢어지는 사고라면, 함정 전체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확률이 크다. 그런데도 해군은 피해액이 100여 만원이라고 한다. 이 함정은 1개월간 복구작업을 거쳐 3함대로 복귀했다. 한달 수리비용이 100만원이라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또 해군 당국은 조함 미숙으로 사고를 낸 H함장(중령·해사 50기)에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대한민국의 영해 수호와 장병의 생명과 직결된 해군의 무기 관리· 감독 체계 허술함을 드러낸 셈이다. 

    또 해군은 이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도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쉬쉬'하고 있던 점을 볼 때 관리 책임을 우려해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이 함정이 건조되면서 운행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짝퉁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방산업체 대표와 간부 2명을 독일산 함정 조타기와 가변용량펌프, 레벨스위치 대신 공구상에 주문해 만든 부품을 납품해 7억5,0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했다. 이 때문에 함정을 정교하게 조작하지 못하고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