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등록번호, AIS 등록 명칭 확인 유무… "알 수 없어"
  • ▲ 지난 3월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따라 필리핀 항구에서 몰수된 북한 '진텅호'모습.ⓒAFP 중계영상 캡쳐.
    ▲ 지난 3월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따라 필리핀 항구에서 몰수된 북한 '진텅호'모습.ⓒAFP 중계영상 캡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포함된 북한 선박 1척이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는 '미국의 소리(VOA)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VOA는 4일 민간 선박들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 Traffic)' 내용을 인용, 유엔 회원국에는 입항이 금지된 북한 선박 '룡림(Ryong Rim)'호가 일본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 12분 북한 '룡림호'는 규슈섬 동부에 위치한 쓰쿠미 항구에 입항, 오후 9시까지 계속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룡림호'는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으로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통해 룡림호 등 MOO 소속 선박 27척에 대해 유엔 회원국 입·출항을 금지시켰다.

    따라서 '룡림호'가 日쓰쿠미 항구에 입항한 것이 사실이라면 일본 정부가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어긴 셈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룡림호'는 지난 5월 21일 선박의 제원, 종류, GPS 위치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송출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해 필리핀 낙사사 만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지점에 나타난 사실이 VOA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때는 '룡림호'가 북쪽으로 향한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출항지와 목적지 등 다른 정보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VOA는 지난 3월 필리핀 정부에 억류됐던 북한의 '진텅호'가 공식 기록 상으로 북한에 입항한 뒤 계류상태로 나타난 적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룡림호 역시 일본 당국에 의해 억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VOA 보도에 대해 외교부는 4일 입장자료를 내고 "민간 선박정보 웹사이트에 관련 정보가 게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선박이 일본 항구에는 입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룡림호'의 日입항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일본 정부 또한 VOA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주재 일본 대표부 히로유키 마세 대변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VOA에 "일본 정부는 사설 웹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인지했고 확인 작업을 거쳤다"며 "문제의 北선박이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는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VOA는 현재 '룡림호'가 AIS 상에서는 '노티캐스트호'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본 측이 민간 선박 고유번호인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를 제대로 확인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 선박이 AIS 상에 뜨는 선박의 이름이나 국적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IMO 등록번호는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VOA는 "(일본 측의 확인 작업이) '룡림호'라는 선박의 이름을 토대로 이뤄진 것인지, 혹은 IMO 등록번호나 룡림호의 AIS 등록 명칭인 '노티캐스트호'를 통한 것인지를 묻는 VOA의 추가 질문에는 (히로유키 마세 대변인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