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과 남중국해 사태가 부른 동아시아 군사력 증강
  • ▲ 일본 항공자위대 F-2, F-4전투기.ⓒ일본 항자대
    ▲ 일본 항공자위대 F-2, F-4전투기.ⓒ일본 항자대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이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을 몰고 오는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군사력 재배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미군은 일본 요코다 주일 공군기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아시아 지역 전력을 강화하고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 ▲ 지난해말 알려진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재배치 안.ⓒ유용원의 군사세계
    ▲ 지난해말 알려진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재배치 안.ⓒ유용원의 군사세계

    이에 발맞추듯 일본도 항공자위대의 주력기체를 북방배치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약 4만5400명의 병력에 F-15 203기, F-4 91기, F-1 7기, F-2 68기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E-2C조기경계기 13기, E-767조기경계관제기 4기, RF-4 정찰기 27기, C-1수송기 26기, C-130H 수송기 16기, CH-47J수송기 17기 등 총 472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F-2 지원전투기 68기를 작전에 투입하고 있는데,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F-2기는 F-16기를 모델로 했지만 대잠·대함 공격은 물론, 공중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전투비행단에 해당하는 항공단은 각 항공방면대에 2개씩 총 7개가 있다. 특히 홋카이도 치도세에 있는 제2항공단은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북방 영토를 둘러싸고 긴급발진이 가장 많은 항공단이다.

    일본이 이같은 공중전력을 북방기지 위주로 이동배치시키는 것은 표면적으로 내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의 독도를 포함한 동해 지역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우리의 동쪽이 매우 취약해지는 형국이다.

  • ▲ 미군의 C-130J 수송기.ⓒ미 해병대
    ▲ 미군의 C-130J 수송기.ⓒ미 해병대

    미국은 북한 핵실험과 무관하게 지난해부터 신·구 전력을 교체 투입중이다.

    미국은 요코다 기지에 배치된 제 5공군 산하 제374 항공수송단의 구형 C-130 수송기 14대를 C-130J '슈퍼 허큘리스' 기종으로 교체하고, 특수전용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10대도 새로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C-130J 기종 교체 작업은 오는 9월부터 오는 2018년 중반기까지 진행된다. 오스프리는 내년에 우선 3대를 배치한 뒤 2021년까지 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공군 병력 1100여 명도 증강배치된다. 현재 요코다 기지에는 주일 미군 사령부 근무 요원 등 모두 1만1500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신규 병력을 포함하면 전체 병력이 10%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요코다 기지의 C-130J 기종 교체와 지원 시설 확충 등에는 모두 10억 달러 (1조 2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군 측은 "이번 결정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관련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 외교적 관계에 더욱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 ▲ 미해군의 CVN-74 존 스테니스 호 핵 추진 항모.ⓒ존 스테니스 페이스북
    ▲ 미해군의 CVN-74 존 스테니스 호 핵 추진 항모.ⓒ존 스테니스 페이스북


    앞서 미 해군은 최근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CVN-74·10만 3000t급)를 7개월간 서태평양 지역에서 임무 수행시킬 예정인데, 이는 결국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도 해당한다.미 해군은 최근 최신예 탄도미사일 방어 (BMD) 기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 베리 호(DDG 52)를 7함대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베리 호는 지난 12일 모항인 미 동부 버지니아 주 노폭을 떠나 7함대 사령부가 있는 일본 요코스카로 향하고 있다. 베리 호는 재래식 對空(대공) 전투력 외에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전투함이다.

    미 해군은 미사일방어국(MDA)과 함께 이지스 전투함이 탄도미사일 요격과 대공전(anti-air warfare)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Baseline 9’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는 자동화력 통제시스템(DWES)을 이용해 이지스함들이 탐지와 요격 역할을 분담해 중복을 피하며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핵심이다

    미 해군은 최신 무기들을 장착한 최신예 함정들을 한반도를 관할하는 서태평양 지역에 우선적으로 전진배치하고 있다. 베리 호는 지난해 다른 두 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함께 탄도미사일을 추적해 해상요격미사일인 SM-3 블록 1B로 요격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 해군은 지난해 최신 艦對空(함대공) 미사일인 SM-6를 장착한 이지스 순양함 챈설러스빌 호를 7함대에 처음 배치하며 23년 만에 보유 함정을 늘리고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인 샬럿 호(SSN 766)가 지난 5일 한반도와 가까운 7함대 산하 사세보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샬럿 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가운데 하나로 對잠수함, 對수상, ISR(정보,감시,정찰)과 對기뢰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군은 밝혔다.

    특히 여러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하푼 대함 미사일의 위력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버지니아급 원자력추진 공격형 잠수함인 텍사스 호(SSN 773)가 추가로 투입됐다. 7천 800t급인 텍사스 호는 對잠수함과 對수상전, 타격, 감시.정찰 능력, 대기뢰 전투 뿐 아니라 비정규전, 수심이 낮은 연안 작전 능력까지 갖췄다.

    미군은 앞서 미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호를 서태평양 지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존 스테니스의 작전은 한반도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남중국해를 의식한 미군이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이 항공모함은 F-18 전투기와 헬기 등 항공기 90대를 탑재하고 승조원만 5700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대중국 견제'를 일본 자위대에 떠넘기려는 미국의 의도가 실려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일본은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일본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때문에 올 하반기 한 장관의 방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내 일본에서 한일 국방장관이 마주보고 앉게 되면 의제는 당연히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중국측의 남중국해에 대한 노골적 야욕과 일본의 대응을 앞으로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제주도에 우리군의 대잠초계기와 공군전력을 증강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