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31일 중앙당 창당 보류하고, 내달 2일 국민의당 창당에 합류할 듯
  • ▲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회의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 국민의당 김한길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사진 왼쪽부터)이 25일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통합을 전격 발표한 뒤, 손을 한 곳에 모으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회의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 국민의당 김한길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사진 왼쪽부터)이 25일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통합을 전격 발표한 뒤, 손을 한 곳에 모으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국민의당과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의 국민회의가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그간 국민의당에서 통합 작업을 물밑 조율해 오던 김한길 창준위 상임부위원장은 25일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회의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의당 윤여준~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회의 측에서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과 장진영 대변인, 국민의당 윤여준~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최원식 대변인이 함께 자리했다.

    국민의당~국민회의 양당은 통합에 합의하면서 △헌법적 가치와 민주개혁적 비전을 국민의당 정강정책에 명시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공천하기 위한 규칙과 절차의 마련 △중도개혁 인사의 참여와 신당 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자는 원칙을 명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위원장·김한길 부위원장과 국민회의 천정배 위원장은 24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이같은 통합의 원칙에 합의했다. 이후 김한길 부위원장과 천정배 위원장이 이날 오전 재차 별도로 회동을 갖고 발표문의 문안을 구체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한길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천정배 위원장도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준위 운영위원회의에 5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이후 안철수 위원장은 김한길 부위원장이 천정배 위원장과 조율한 발표 문안에 동의했으며, 천정배 위원장도 비공개 운영위원회의에 들어가 창당준비위원들로부터 통합에 관한 전권을 재차 수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국민회의 양당은 아직 정당법상 중앙당 창당을 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신설합당' '흡수합당' 등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형식상 국민회의가 국민의당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발표된 합의문 2항에는 "헌법적 가치와 민주개혁적 비전을 국민의당 정강정책에 명확히 담는다"고 돼 있다. 통합 당명이 '국민의당'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따라서 국민회의는 오는 31일 중앙당 창당대회만 남겨둔 상황이지만, 중앙당 창당을 보류한 채 내달 2일에 대전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장진영 대변인은 "31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보류할지는 당사에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지만, 국민의당 최원식 대변인은 "중앙당이 창당되게 되면 이후에는 정당법상 통합의 절차가 대단히 복잡하다"며 창당 보류 후 창준위 단계에서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통합 이후 천정배 위원장이 국민의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천정배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어떤 역할을 맡을지) 그 점에 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다"며 "당을 통합해 새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김한길 부위원장도 "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지분이나 자리 이야기는 서로가 꺼내지 않는 것으로 하자고 처음부터 이야기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당이 통합하는 중차대한 과정에서 이에 관해 전혀 이야기가 없었다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도 천정배 위원장의 역할이 불분명하면, 국민회의 창준위의 다른 운영위원들과 통합 논의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이 창당한 이후 천정배 위원장이 신당의 당대표를 맡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영남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서 호남 민심을 잃은 것이기 때문에 신당의 당대표는 호남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천정배 위원장이 맡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처럼 천정배 위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내달 2일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 이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이른바 국민의당 공천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천정배 위원장은 지난해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호남 현역 의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지칭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민주 소속 호남 현역 의원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대거 더민주를 떠나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국민의당~국민회의 통합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해 천정배 위원장은 "오늘 발표문에 따르면, 뉴DJ를 공천하기 위한 여러 규칙과 절차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며 "특히나 호남 지역 공천에 관해서는 좀 더 새로운 인물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절차와 제도들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상호 간에 의견이 합치됐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천정배 위원장은 특별히 좌우를 돌아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확인하기도 했다. '호남 지역 공천' 문제에 관해서 어떠한 이면의 합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따라서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통합을 계기로 신당이 호남 지역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천정배 위원장이 신당의 호남 지역 공천 과정에서 맡게 되는 역할 등에 따라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는 등 불씨는 남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