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일보 기자 등 외출 시 휴대한 노트북 분실되자 보위부·안전부 총출동
  • ▲ 북한제 노트북. 중국제 노트북을 역설계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北선전매체 캡쳐
    ▲ 북한제 노트북. 중국제 노트북을 역설계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北선전매체 캡쳐

    최근 북한에서 노트북이 잇달아 분실되자 김정은 정권이 노트북 휴대를 중단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 같은 지시는 특히 중국과의 국경지역인 양강도에 내려졌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최근 북한 내부에서 노트북들이 분실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의 이야기다.

    “지난 12일 ‘양강일보社’ 경제부 기자의 노트컴(노트북)이 도난당해 보위부가 각 인민반들에 수사포치(지시)를 했다. 도난당한 노트컴은 12인치 중국산 ‘레노버’다.”

    이 도난사고가 일어난 뒤 양강도는 기자, 교사, 당 간부들을 포함, 외부로 출장나가는 사람들에게 개인용 또는 업무용 노트북을 휴대하고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만약 노트북을 분실했을 경우에는 “엄격한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도 내렸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양강도 보위부에서 노트북 분실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양강도 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분실한 노트북이 ‘적대세력’의 손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 안에 양강도 노동당 간부들의 이름, 약력, 도내 경제 실태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노트북을 잃어버리거나 도둑맞는 일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지난 4월 25일 양강도 통계국이 노트북 2대를 도둑맞았고, 5월 5일에는 혜산시 인민위원회 사무국에 있는 녹화기, LCD TV, 노트북 등을 도난당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양강도 통계국이 도둑맞은 노트북에는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인구조사 실태, 공업생산 실태 등을 기록한 통계자료들이 들어 있다고 한다.

  • ▲ "하, 이젠 여기저기 막 뚫리는 구나…." 김정은 정권의 '삽질'이 만들어낸 '구멍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분위기다.  ⓒ北선전매체 캡쳐
    ▲ "하, 이젠 여기저기 막 뚫리는 구나…." 김정은 정권의 '삽질'이 만들어낸 '구멍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분위기다. ⓒ北선전매체 캡쳐

    소식통은 “노트북 도난 사건이 계속 이어지면서, 당에서는 노트북을 없애고 탁상컴(일반 PC)만 쓰도록 조치했다”면서 “이런 조치는 도당 차원에서 마음대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직접 내린 지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정권이 노트북 분실 사건에 이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한국 또는 미국 정보기관이 북한 내부 자료를 입수하는 것은 물론, 습득한 노트북을 분석해 ‘공격 전략’ 위주로 구성돼 있는 북한 사이버 전술의 약점을 파고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