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방송 “영화 ‘더 인터뷰’ 개봉 소식에 中北국경 주민들 관심 폭증”
  • ▲ 영화 '인터뷰' 중 미국인과 술먹기 게임을 하던 '최고존엄'이 키스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동성연애자는 '사형'이다. ⓒ영화 '인터뷰' 장면 캡쳐
    ▲ 영화 '인터뷰' 중 미국인과 술먹기 게임을 하던 '최고존엄'이 키스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동성연애자는 '사형'이다. ⓒ영화 '인터뷰' 장면 캡쳐

    김정은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영화 ‘인터뷰’ 열풍이 곧 북한 내부로 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현지시간), 美전역의 독립영화관과 온라인을 통해 개봉한 영화 ‘인터뷰’의 소문이 북한에까지 퍼졌다고 한다.

    대북민간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중국 접경지역에 사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장군님을 암살하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자유북한방송’은 25일 연락한 신의주의 한 소식통이 전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 영화(인터뷰)가 개봉되게 되었다는 게 사실인가? 중국 사람들과 밀수꾼들을 통해 (영화 개봉) 소식이 전달되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소식통은 “장군님을 암살하는 영화가 미국에서 방영된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비싼 값에라도 구하려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장군님을 암살하는 영화가 미국에서 방영된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메모리 카드나 CD 판매자들, 심지어 밀수하는 사람들에게도 부탁을 하고 있다.

    현재 최고로 인기가 있는 남한 드라마 DVD 1장에 5,500원인데 일부 사람들은 그 영화를 10배 값인 5만 5,000원이라도 주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호기심을 불러내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영화 ‘인터뷰’에 큰 관심을 보이자, 북한을 오가는 중국 보따리 상인들도 덩달아 관심을 갖는다는 게 이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자유북한방송’과 연락한 중국인의 이야기다.

  • ▲ 24일(현지시간) 영화 '인터뷰'가 미국 내 300여 곳의 독립영화관과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봉했다. 영화관에서는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튠스에서 판매 중인 영화 '인터뷰' 캡쳐
    ▲ 24일(현지시간) 영화 '인터뷰'가 미국 내 300여 곳의 독립영화관과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봉했다. 영화관에서는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튠스에서 판매 중인 영화 '인터뷰' 캡쳐



    “우린 20일 전에 북한 지인으로부터 ‘김정은 암살 다룬 영화를 구하면 제일 먼저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북한이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주민들의 호기심은 어쩔 수 없다. 인터넷에 공개가 되면 복사해 넘길 만단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정은 정권은 공안인력을 총동원해 영화 ‘인터뷰’가 북한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노력 중이라고 한다. 자유북한방송 소식통의 이야기다.

    “25일 오후 4시에 보위부와 보안부(한국의 경찰)의 긴급회의가 열렸는데 미국에서 만든 영화개봉 소식 때문이다. 국경지역은 초비상이 걸렸고 ‘어떤 일이 있어도 공화국에 (영화가)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문이 내려졌다.” 


    이 소식통은 “26일부터 보위부, 보안부, 기동대로 이뤄진 ‘검열단’이 장마당과 ‘국경 연선(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 대대적인 검열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친분이 있는 보안원들이 밀수꾼들에게 ‘다른 물건은 몰라도 미국 영화만은 절대 안 된다’는 당부까지 할 정도”라며 험악한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 ▲ "아저씨, 아직도 인터넷 안 되는 거에요?" 북한의 인터넷망이 '먹통'이 된 가운데 영화 '인터뷰'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아빠 따라 가고 싶을 듯 하다. ⓒ北선전매체 캡쳐
    ▲ "아저씨, 아직도 인터넷 안 되는 거에요?" 북한의 인터넷망이 '먹통'이 된 가운데 영화 '인터뷰'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아빠 따라 가고 싶을 듯 하다. ⓒ北선전매체 캡쳐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난리를 피우고 있지만, 영화 ‘인터뷰’가 북한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북한방송’ 소식통이 전한 것처럼 중국인들은 소니 픽쳐스가 온라인으로 배포한 영상을 다운로드받아 세계 각국의 토렌트 사이트 등에 띄우기 시작했고, 일부는 한국어로 자막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인들이 DVD나 CD로 불법 복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어도 영화 '인터뷰'는 시간만 지나면 ‘풍선’을 타고 북한으로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美인권재단(HRF)이 지난 16일 “영화 ‘인터뷰’의 DVD를 만들어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손을 잡고 대북전단용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좀 상했다는 이유로 졸개들을 시켜 소니 픽쳐스 해킹과 영화 ‘인터뷰’ 개봉취소 협박을 시켰던 김정은 입장에서는 결국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꼴’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