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서버 둔 사이트, 23일 오전 1시부터 접속 불가…北 “내부망은 피해 없을 것”
  • 오바마 美대통령은 지난 19일, 소니 픽쳐스의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단계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홈페이지
    ▲ 오바마 美대통령은 지난 19일, 소니 픽쳐스의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단계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홈페이지

    지난 19일(현지시간) 소니 픽쳐스의 해킹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뒤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보복공격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직후부터 북한의 인터넷망에 ‘디도스 공격’이 가해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북한 인터넷망이 모두 다운됐다고 美인터넷 관리업체들이 밝혔다.

    美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및 관리업체 ‘딘 리서치’와 ‘아버 네트웍스’ 관계자를 인용, 북한의 인터넷 상태가 지난 24시간 동안 계속 나빠지더니 새벽부터 완전 마비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아베 네트웍스’ 측은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북한의 인터넷 백본망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딘 리서치’ 측은 북한과 외부를 잇는 인터넷 백본(Back Bone)망의 라우터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고, 누군가 북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와 국내 언론 또한 북한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 평양에 서버를 둔 사이트들은 대부분 접속이 안 되고 있다. 노동신문만 23일 오전 11시 30분 무렵부터 접속되고 있다.

    중국에 있는 북한 사이버부대가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내 나라’ 등의 경우에도 새벽부터 접속이 됐다 안 됐다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선전매체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며 “북한의 인터넷 다운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인지 북한 인터넷망 자체의 문제인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판단’을 유보한 것은 과거에도 북한 사이트 접속 장애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인터넷망이 모두 다운된 상황을 두고 한미 양국 언론은 “美정부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렵다. 美정부가 북한 인터넷망이 다운된 것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고, 북한 인터넷망은 일반적인 국가와는 다른 체계로 구성돼 있어서다.

  • "아, 어떤 놈이 해킹한 거야? 세상에 양심도 없나?" PC앞에서 잔뜩 찌푸린 정은이.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아, 어떤 놈이 해킹한 거야? 세상에 양심도 없나?" PC앞에서 잔뜩 찌푸린 정은이.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북한에서 외부로 연결된 인터넷망은 중국 국영 ‘차이나 유니콤’과 연결돼 있다. 이렇게 연결된 북한의 IP는 1,024개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외부 세계와 연결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불과 3,000여 명. 이들 대부분은 대남공작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이들이다. ‘댓글전사’들을 지휘하는 것도 이들이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과 태국의 합작 기업인 ‘스타 조인트 벤처’가 관리하는 ‘광명망’이라는 인트라넷을 사용한다. 이 ‘광명망’은 외부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PC 또한 윈도우를 자체적으로 개량한 '붉은별'이라는 OS(운영체제)를 사용한다.

    이 같은 상황으로 미뤄보면, 이번 북한 인터넷망 다운으로 김정은 정권이 입은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국 포털 사이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댓글전사’나 대남공작요원들의 업무에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중의 소리'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북한 유엔대표부는 북한 인터넷망이 다운된 데 대해 “북한 내부는 ‘인트라넷’에다 자체 운영체제를 갖고 있어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번 일이 미국의 사이버 공격으로 밝혀질 경우 미국 측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다시 협박을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