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우리 반미공조 호소를 받든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일 듯”
  • ▲ "하, 어케 알아냈지? 분명히 흔적 없앴는데…." 北국방위원회는 소니 영화사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美보안업체들이 조사한 결과는 계속 북한의 소행임을 가리키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하, 어케 알아냈지? 분명히 흔적 없앴는데…." 北국방위원회는 소니 영화사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美보안업체들이 조사한 결과는 계속 북한의 소행임을 가리키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주체가 북한 사이버 부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김정은 정권이 엉뚱한 주장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의 핵심측근 조직인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7일 정책국 대변인을 내세워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에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소니 영화사 해킹이 “우리의 반미공조 호소를 지지하는 세력의 의로운 소행이 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소니 영화사가 ‘최고존엄’의 암살 시도를 다룬 영화 ‘더 인터뷰’를 제작한 곳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미국 땅 어느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지, 무슨 못된 짓을 저질러 봉변을 당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 공화국은 해킹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또한 “남측이 미국에 동조해 해킹 사건을 근거도 없이 북측과 연계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하다가는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반미성전의 도가니 속으로 말려들어 무서운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한국을 향해 협박을 퍼붓기도 했다.

    북한 국방위가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소니 영화사 해킹’과 자신들의 무관함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지만, 美현지 보안업체들이 조사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보안업체 시만텍은 8일(현지시간)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데스토버’라는 악성코드가 과거 한국을 공격했던 악성코드 ‘볼그머’와 매우 흡사한 형태와 활동 패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만텍은 ‘데스토버’의 일부 샘플이 ‘볼그머’처럼 C&C 서버를 사용한다는 점이나 ‘한글’을 지원하는 PC만을 공격하고, 한국 PC가 아니면 자동으로 공격을 종료시킨다는 점도 수상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만텍은 또한 2013년 3월 한국의 방송국과 금융기관을 공격한 악성코드 ‘조크라’와 ‘데스토버’의 일부 기법과 구성 코드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美FBI는 해킹을 저지른 용의자가 누구인지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시만텍 외에도 많은 美보안업체들이 소니 영화사의 해킹 배후가 김정은 정권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계속 내놓고 있어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김정은은 또 한 번 망신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