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대표부 “北은 해킹, 해적판 금지하는 국제규범 준수, 北지목은 조작”
  •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 포스터.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는다. ⓒ소니 영화사 홈페이지
    ▲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 포스터.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는다. ⓒ소니 영화사 홈페이지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美캘리포니아에 있는 소니 영화사가 해킹을 당했다. 소니 영화사는 이 공격으로 신작 영화 ‘퓨리’와 미개봉 영화 5편을 도둑맞았고, 중요한 각종 정보도 해킹당했다고 한다.

    美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과정에서 ‘한글’이 포함된 악성코드가 발견돼 북한 김정은 정권이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자 김정은 정권이 사건 9일 만에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3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로부터 “소니 영화사 해킹을 북한과 결부시키는 것은 ‘또 하나의 조작”이라는 주장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미국의 소리’ 방송 측에 “북한은 해킹, 해적판 등을 금지하는 국제규범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수사 중이고, 북한이 했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실제 소니 영화사는 ‘해킹의 주체는 북한’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해킹 수법이나 악성코드가 북한 것과 매우 흡사하고, 악성코드에서 한글이 발견되면서 김정은 정권이 이번 해킹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유튜브 '인터뷰' 예고편 캡쳐
    ▲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유튜브 '인터뷰' 예고편 캡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는 이번 해킹의 배후가 김정은 정권일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美정부는 “현재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김정은 정권의 소행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美국무부는 지난 4일, 소니 영화사 해킹의 배후가 북한인 것으로 보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범죄자와 외국 정부가 정기적으로 美정부와 민간기업 전산망에 침투하려고 시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美정부까지 소니 영화사의 해킹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소행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인 소니 영화사가 이 같은 추측을 자제하는 것은 북한 측의 ‘협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은 소니 영화사가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세계 60여 개국에서 개봉하기로 결정하자 길길이 날뛰며 갖은 협박을 한 바 있다. 

    소니 영화사는 북한 측의 협박 이후 ‘한반도 내부 정치상황’을 이유로, 한국에서는 영화 ‘인터뷰’를 개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야, 내가 아니라 니들이 해킹 했잖아. 쟤들 또 왜 나한테 뭐래?" 김정은 정권은 소니 영화사 해킹을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야, 내가 아니라 니들이 해킹 했잖아. 쟤들 또 왜 나한테 뭐래?" 김정은 정권은 소니 영화사 해킹을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