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더십 위기… '돈봉투 사건·김남국 코인' 파장李, 대의원제 폐지하자는 친명 주장에 힘 실어주며 팬덤 친화 행보 비명계 "이재명, 당 대표 자격 없다" "강성 팬덤에 휘둘려 당 망치는 중"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계의 '강성 팬덤(개딸)' 절연 요구를 외면하자, 비명계는 "이 대표가 개딸과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재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거래' 논란으로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이달 의총에선 이 대표의 사퇴론이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제는 변화·쇄신할 때가 됐다"며 기조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존의 당 통합 행보와 중도층에 대한 외연 확장 대신, 당원·지지자를 향한 '내 편 챙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강성 팬덤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선 침묵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는 이 대표가 강성 팬덤인 개딸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 자리에서 물러나길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 의원이 공개한 문자를 두고 친명·비명 간 의견차가 드러났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놈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쓰레기 국힘당놈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공개하면서 "이 대표님,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할 생각 없으시냐"고 했다.

    그러나 문자를 보낸 이가 당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친명계는 "허위 사실에 기초해 비난, 비판하면 안 된다",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며 개딸을 감싸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또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과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들의 주장인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민형배 의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를 패널로 세웠다.

    민 의원과 서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폐지를 통한 당원권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임 전 부대변인은 행사에서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게 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황 이사는 "정치 훌리건 소리를 듣는데 어떻게 당원을 결집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의원제 폐지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해보겠다'는 유보적 대답보다는 특정 세력의 주장인 대의원제 폐지에 손을 들어줬다. 또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는 서 최고위원을 두고 "제가 사람을 잘 골랐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의원제 폐지'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민형배, 김용민, 양이원영 의원 등이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등 당의 지배적인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비명계에선 이같은 행보를 두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가 강성 팬덤에 휘둘려 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제 이 대표가 막 가자고 결심한 것 같다"며 "개딸들과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명계는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대의원제 폐지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