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정 협의 강화" 지시에 당·정·대 간담회서 개편안 논의'주69시간' 수습 부심… "근로자 의심하면 착한 제도 아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은 31일 최근 논란이 확산한 근로시간제도 개편과 관련해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하기로 했다.

    업종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이던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해 휴식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주 69시간 근로'라는 프레임에 갇히자 해결 방안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대국민 6000명 조사해 여론수렴 강화키로

    국민의힘·정부·대통령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대 근로시간제도 개편을 주제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의힘에서는 박대출 정책위 의장을 비롯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자리했다.

    박 정책위 의장은 간담회 후 "제도의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근로자가 의심하고 불안해하면 착한 제도 아니다"라며 "국민 6000명 대상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여론 수렴을 폭넓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 의장은 이어 "2030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오늘 여러 논의를 했다"며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일주 단위 근로시간을 고치겠다"고 다짐했다.

    대국민 설문조사 기한과 관련, 박 정책위 의장은 "충분한 여론수렴을 하고 필요한 내용이 다 완비될 때까지"라며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되겠지만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자칫 준비 안 된 해법만 마련할 수 있어 저희가 충분히 숙성된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정·대는 이날 근로시간 개편 이외에 포괄임금제 오·남용 근절과 근로자 대표제 보완 등의 법제화 방안을 두고도 대화를 나눴다. 아울러 근로자들이 장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휴가 자유 입법화 방향도 논의했다.

    근로시간제 개편, 당이 주도권 쥐고 해결 방안 마련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은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근로자 건강권 보호 강화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유연한 근무 방식 확산 등을 골자로 하지만, 현행 주52시간근무제를 넘어 매주 최대 69시간 근로할 수 있는 '근로시간 확대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아울러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당·정 간 충분한 논의 없이 주요 정책이 발표되자 여론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정부의 성급한 행보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7일 정부 정책과 관련한 당·정 협의 강화를 지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당이 정책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공언하면서 근로시간제도 개편 논란 해결 방안을 위해 당·정 소통을 활발히 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대학 1000원 학식 체험, MZ(밀레니얼+Z세대)세대 노동조합과 '치맥 회동'을 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박 정책위 의장은 "고용노동부장관이 5차례 청년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보고했고, 당에서도 MZ노조 토론회를 했다"며 "앞으로는 MZ세대는 물론이고 현장의 중소기업, 중장년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과 관련해서는 "중간 단계에서 해법을 말하다 보면 또 다른 준비 안 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비쳤다.

    포괄임금제 폐지 검토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안의 내용에 대해 지금 단계를 밝아가는 과정"이라며 "최종 방향이 정해지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주69시간제 논란에 따라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안 된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논의하느냐는 물음에도 "지금 현안을 딱 정해 놓고 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그런 부분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