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연합회 "대통령, 방송독립 위해 한상혁 해임해야""점수 조작 혐의 간부 줄구속… 방통위원장도 책임져야"
  • 지난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도현 기자
    ▲ 지난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도현 기자
    전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검찰이 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식으로 정치적 해석을 내리는 것은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오히려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 방송인연합회(이하 '방송인연합회', 회장 정철웅)'는 30일 배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는 제하의 성명에서 "한상혁 위원장이 구속된다고 그의 유죄가 확정되는 게 아니고, 반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게 그의 무죄를 입증하지도 않는다"며 "2020년 TV조선 재허가 심사 당시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심사위원장이었던 윤석년 KBS 이사와, 한 위원장의 지휘를 직접 받으면서 재허가 심사 실무를 담당했던 국·과장이 모두 구속된 만큼 모든 범죄 행위의 몸통이라고 볼 수 있는 한 위원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방송인연합회는 "한 위원장의 구속 여부는 '한상혁'이라는 한 개인의 인신에 관한 사항으로, 우리는 한상혁 개인의 운명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중요한 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넘어 방송의 독립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기관이라는 점이고, 한 위원장이 대한민국 방송의 규제와 감독을 책임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 자리에 앉아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이끄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심사위원장과 담당 국·과장이 모두 구속될 정도로 재허가 심사가 오염됐다"고 진단한 방송인연합회는 "자연히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모든 업무의 권위와 신뢰도 역시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개인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한 위원장은 방송의 독립을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방치했고, 자신의 관리 영역에서 더러운 수법을 통해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날을 세운 방송인연합회는 "직속 국·과장이 구속되고, 재허가 심사위원장이 구속돼도, 그 기관의 수장인 자신만은 임기를 지키겠다며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역겨움을 넘어 분노를 일으킨다"고 규탄했다.

    "자유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며 "모든 사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단 한 가지의 자유는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한 방송인연합회는 "그것은 바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자유"라며 "그 자유가 보장되는 한 누구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인연합회는 "방송의 독립과 자유 역시 마찬가지"라며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야 하며 그래서 그의 임기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하기는커녕, 오히려 방송통신위원회가 노골적으로 방송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방조했거나 막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 자체가 방송과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정한 방송인연합회는 "한 위원장은 이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며 "대통령은 당장 한 위원장을 해임해야 한다. 그를 해임하는 것이 곧 방송과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