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윤 대통령과 방일 동행… 4차례 단독 일정 소화디자인 전공, 전시기획 경력 살려… '문화·예술'교류 행보日 언론도 金 '외교내조'에 관심… "팬클럽도 존재" 보도
  •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도쿄의 한 식당에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지난해 8월 작고한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의 시그니처 디자인 '주름 옷'을 선물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도쿄의 한 식당에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지난해 8월 작고한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의 시그니처 디자인 '주름 옷'을 선물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일본 방문에서 '외교내조'에 나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여사는 본업인 전시기획 및 디자인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교류에 행보를 집중했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가 지난 16~17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기간 소화한 일정은 총 여섯 차례에 달하고 이 중 단독으로 진행한 일정은 네 개였다.

    김 여사는 방일 첫날인 16일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와 한일 정상 부부동반 만찬에 윤 대통령과 동행했고 같은 날 한일 정상회담이 진행되던 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부인인 유코 여사와 총리 공저에서 따로 만나 화과자를 만들고 말차를 마시는 등 '친교' 시간을 가졌다.

    양 정상의 배우자는 조선의 예술과 문화에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와 그가 설립한 민예관, 유코 여사의 고향인 히로시마 이야기, 일본인 저자의 유명 저서 등에서부터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화과자 만들기 체험에 따른 화답으로 유코 여사에게 전통 한과를 선물로 건네면서 "이번 방일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무르익기를 바란다" "오늘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나눈 만큼 양국 국민들도 더욱 가깝게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여사는 당일 한일 정상회담이 종료한 뒤 저녁 7시40분쯤 '스키야키'로 유명한 도쿄 긴자의 '요시자와' 식당에서 한일 정상 부부동반 만찬에 참석해 친교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방일 둘째날인 17일 세계적인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오찬에 이어 일본 민예관과 도쿄한국학교를 방문하는 등 세 차례의 일정을 단독으로 소화했다.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도쿄 민예관을 방문해 공예품을 둘러보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도쿄 민예관을 방문해 공예품을 둘러보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와 다다오는 지난 1월 새해 인사로 서한과 선물을 주고받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2016년 김 여사가 프랑스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를 개최했을 때 꼬르뷔지에의 저서를 읽고 감동을 받아 권투선수에서 건축가로 전향한 다다오의 특별 세션을 마련한 것이 계기가 돼 인연을 맺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김 여사는 방일을 계기로 다다오와 오찬을 함께하며 그간의 근황을 전하는 한편, 오브제 '푸른 사과'의 의미, 다다오의 어린이도서관 지원활동,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다다오 개인전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특히 다다오는 자신의 50년지기 친구이자 지난해 8월 작고한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세이 미야케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주름옷'을 김 여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패션도 건축이다"라고 말했고 다다오도 "이세이 미야케의 옷은 정말 건축적이다" "그는 훌륭한 디자이너다"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여사는 다다오에게 한일 양국 간 교류를 강조하면서 "한일 양국의 사회공헌활동 교류와 한국의 미술관 건립 등 한국 건축과의 협업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이에 다다오는 한국에도 개성 있는 건축물이 많다며 "한구과 일본이 문화뿐 아니라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더 가까워지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김 여사는 당일 일본 민예관을 방문, 전시된 조선 민예품을 둘러봤다. 일본 민예관은 야나기 무네요시가 수집한 3000여 점의 조선 작품을 포함해 일본과 아시아 각국의 공예·민예품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김 여사는 "조선의 미에 대한 야나기 선생님의 깊은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 "일본 민예관에서 소장 중인 우리 공예품이 한국에도 더 많이 전시되고 소개되기를 바란다" "야나기 선생님의 정신을 기억해 한일 양국이 문화를 통해 친밀한 교류를 이어나가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한국학교를 찾은 김 여사는 학교 구성원들과 만나 "정치에는 국경이 있지만 문화와 교육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양국 간 교류를 상징하는 여러분들이 한일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가교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자리한 일본정부 관계자도 '교류를 확대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또 김 여사는 10여 년째 추진 중인 제2한국학교 건립이 진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도 약속했다.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총리 공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화과자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6일 총리 공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화과자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일본 주요 언론도 윤 대통령의 방일에 동행한 김 여사의 행보에 주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6일 "팬클럽도 있는 이채로운 존재, 윤 대통령과 일본 방문한 아내 김건희 씨"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김 여사와 관련 "퍼스트레이디 활동을 소개하는 팬클럽이 생기는 등 한국 국내에서도 이채로운 존재" "모노톤으로 묶은 참신한 복장이 많아 그 패션은 항상 한국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그러면서 김 여사가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하기할 때 "흰색 셔츠와 바지 위에 연한 회색 롱재킷 차림으로 나타났다"며 김 여사의 패션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5월 윤 대통령의 취임 기념 만찬 당시 술잔을 기울이던 윤 대통령에게 '따가운 시선'으로 음주를 자제시킨 김 여사의 일화 등도 상세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도 지난 17일 김 여사와 다다오의 오찬을 보도하며 두 사람의 인연과 김 여사의 디자인 전공, 전시기획 운영 경력 등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