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취임인사차 김진표 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예방김기현, 野 '일방처리' 지적에… 김진표 "밀어붙이면 안 돼""특권 내려놔야"… 김기현·이정미 '불체포특권' 포기 '공감대'
  • 김진표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환담을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여소야대 정국에서 김 의장에게 중재자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김 의장과 회동 직후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예방해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협치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김기현 "野, 일방통행식 처리 자제해야"… 김진표 "與 노력도 부족"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장실을 찾아 김 의장과 회동했다. 김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김 의장을 만나는 자리로, 상견례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를 포함해 구자근 국민의힘 대표비서실장과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김 의장은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김기현 대표께서) 필요하다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놓고라도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야당을 챙기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주셨다"며 "저도 크게 공감했지만 현재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립과 갈등이 증폭돼있는 현실을 타개하는 데 아마 300명 의원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의장님이 말씀하신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여러 가지 가치도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 행복이라는 부분에 대한 인식이 기반이 된다면 연대와 포용을 얼마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169석의 거대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법안 처리 등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상황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이번 21대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간호법 제정안 등을 법제사법위원회를 '패싱'하고 본회의에 직회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대표는 "의장님께서 균형을 잘 맞춰서 (여야 간)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을 절충하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당에서 일방통행식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일방통행으로 본회의에서 의결하고, 법안이 처리되든 안 되든,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든 말든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고 놔두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장은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협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자신이 김대중정부 시절 원내대표를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다녔다"며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이 좀 부족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기현, 이정미 만난 자리에서도 '협치' 강조

    김 대표는 김 의장과 회동 후, 곧바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예방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서 공격도 받고 계신데 어려운 길을 꿋꿋하게 가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당도 같은 생각으로 불체포특권을 포함해 면책특권 뒤에 숨는 방식을 시정하는 데 정의당과 보조를 잘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가 여당이지만 소수당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국민들께서 공약과 가치의 지향점을 믿고 찍어준 것이니 윤 대통령이 민심에 잘 부응하도록 정의당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 주기를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에 "특권 내려놓기는 자기 자신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본다"며 "상대 당에 대한 공격 수단이 아니라 정의당은 정의당 자신, 민주당은 민주당 자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자신에게 특권을 내려놓을 충분한 용기가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노란봉투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적용 ▲한일 정상회담 후속조치 ▲선거제 개편 등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상대방이 하는 일이 안 되게 하는 정치를 지양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도 정의당도 같은 뜻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전과는 다른 정치적인 노력, 협치의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애써 주신다면 정의당도 국민의힘과 충분히 협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와 김 의장, 이 대표의 회동을 모두 마친 후 "(비공개 회동에서) 특별히 논의가 이어진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