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원외 지역위원장과 당직자에 당원평가 반영 필요성 주장지역위원장 대부분이 현역 국회의원…사실상 '개딸 공천' 우려조응천 "이재명 생각 반영된 듯…완전히 압박을 하는 것" 개탄
  •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이 주로 맡고 있는 지역위원장과 당직자 평가 시 '당원평가'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 일각에서 반발하고 있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정치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7일 비명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 '민주당의길'이 주최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위원장과 당직자를 대상으로 한 당원평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지역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당원평가를 5~10% 비율로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장 의원은 원외 지역위원장만 당원평가를 적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역위원장에 대해서 당원평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확인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서는 당원평가 도입을 논의한 바 없다고 정확히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로 현역 국회의원이 각 선거구 지역위원장을 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원평가가 반영돼 공천을 받은 원외 지역위원장이 총선 이후 그대로 지역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개딸'이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민주당은 총선 후보 공천 때 현역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의정활동 등 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골라낸다. 하위 20%에 속한 현역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20%의 감점을 받는다.

    민주당 당규 제10호 제70조에 따르면,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은 의정활동·지역활동·공약이행활동·기여활동 등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딸(개혁의딸)'과 같은 극단적 지지층의 입김이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KBS 라디오에서 "'이제 당원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생각이 반영된 것 같다"며 "1년밖에 남지 않은 총선에 당원평가를 반영한다? 그렇게 되면 완전히 압박을 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역 의원을 지역 당원이 평가한다면 말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누구를 평가위원으로 할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개딸과 같은 극단적 지지층이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일리가 있다"며 장 의원을 겨냥해 "본인에게도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이러한 당내 우려와 관련 "우리는 크게 당의 기조가 있다. 공직은 국민에게, 당직은 당원에게"라며 "그 대원칙은 지켜져야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