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가족에 심려 끼쳐서 죄송… 재판 여부와 관계없이 성실 대응""1년 채용 600~700명, 몇 명 교사 복직문제로 영향은 과도한 비판"시교육청, 고등학생·박사 연구자 함께 독서·토론하는 프로그램 시행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고교생과 박사 연구자가 함께하는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고교생과 박사 연구자가 함께하는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판과 관계없이 교육감으로서의 직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종심에서 금고 이상 형 확정되면 교육감직 상실

    조 교육감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제 문제로 교육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유죄 판결이 나오리라 상상을 안 해서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조 교육감은 재판 결과가 정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교육정책과 행정업무들을 재판 여부와 관계없이 성실하게 대응하겠다"며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자리에서 업무를 변함없이 해 달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교사 지망생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이 1년에 600∼700명을 교사로 채용하는데 해직된 몇 명의 교사 복직문제로 신규 교사 채용에 영향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도한 연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두고 저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등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교육감은 30일 항소했다. 최종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고교생-박사 연구자 연결, 심층 독서·토론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서·토론 프로그램은 고교생과 박사 연구자를 연결해 책을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조 교육감은 "이 프로그램은 다른 독서·토론교육과의 차별성으로 쟁점 토론에 중점을 뒀다"며 "단편적인 독서·토론수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도서선정위원회가 선정한 100권의 추천·권장도서 중 원하는 주제의 도서를 골라 희망하는 연구자를 지정해 신청한다. 

    연구자가 지정되면 교사 2인 이상의 팀과 박사연구자가 함께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학생은 교사와 박사연구자의 지도로 한 권의 책을 심층적으로 읽고 토론과 글쓰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추천도서 100권 중 50권은 추천 사유와 쟁점, 핵심 질문이 함께 제시된다. 예를 들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개인의 고통이냐, 사회구조적 문제냐"를 토론하는 식이다. 

    추천도서로는 채만식의 <태평천하>,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등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교생의 심층독서를 도울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리더단'으로 대학 출강 경험이 있는 박사 수료 또는 박사학위 소지자 약 200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독서·토론 프로그램은 희망 학교의 신청을 받은 후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