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가 초청… KH "유해 발굴 등 좋은 일 한다 해서 기부차 참석" 시인대북송금 관여 의혹에… "北 사업 제안받았지만 거절, 이재명과 인연 없다" 부인
  • ▲ KH 배상윤 회장이(왼쪽에서 3번째)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는 모습. ⓒJTBC 영상 캡쳐
    ▲ KH 배상윤 회장이(왼쪽에서 3번째)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는 모습. ⓒJTBC 영상 캡쳐
    불법 대북송금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북측의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경제협력 합의서'를 체결하는 자리에 KH그룹 배상윤 회장도 동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2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 행사에는 김 전 회장과 이 부위원장을 비롯해 다수의 북측 관계자들도 참석했는데, 여기에 배 회장이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배 회장을 행사에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 회장이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JTBC는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로 추정되는 모처에서 쌍방울이 북한과 '경제협력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의 영상을 1일 보도했다. 

    영상에서 김 전 회장은 북한의 민간 대외 창구인 이 부위원장과 와인 잔을 부딛치고는 껴안고 뺨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고는 "조국통일 만세, 만세, 만세!"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배 회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KH "일제 징용자·위안부 유해 발굴사업 등에 기부 위해 참석"

    KH 관계자는 JTBC 영상 속 인물이 배 회장이 맞느냐는 본지의 질문에 "확인해보니 배 회장님이 맞다"고 인정했다. 배 회장의 행사 참석 이유로는 "당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행사였는데, 일제강점기에 끌려간 징용자 및 위안부와 관련해 유해 발굴사업 등의 좋은 일을 한다고 들어 재단에 기부차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KH 관계자는 이어 쌍방울은 경제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는데, KH그룹은 따로 사업 논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물론 비슷한 제안도 있었고 참여 가능한 부분도 있었으나 KH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답했다.

    KH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배 회장님이 평소 잘 아는 관계"라면서도 "배 회장님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어 초청 받아서 행사에 참여했을 뿐 대북사업과는 일절 상관이 없다"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당시 조금이라도 대북사업에 돈을 투자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내부에서 그런 이야기가 오갔다"고 덧붙였다.

    KH 관계자는 배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 오간 2019년 1월의 중국 선양 행사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정확하게 모른다"며 답을 피했다.

    배 회장이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지난해 11월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그룹 측은 의혹을 강력부인하며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 법적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2일 동아일보는 배 회장이 2019년 5월 당시 김 전 회장과 중국을 방문해 북한 측과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했고, 이를 검찰이 포착해 KH그룹이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당시 배 회장의 중국 출장길에는 이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 안부수 아태협 회장(수감 중) 등도 함께했고, 이들은 중국 단둥에서 한국기업의 대북투자 및 교역 실무를 담당하는 대남경제기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박명철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에 KH 측은 "객관적 근거 없는 보도 행위는 배상윤 회장 개인뿐 아니라 KH그룹 전체, 나아가 주주들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